스마트카드 대장株? "그야 우리지"전자화폐 혹은 스마트카드.코스닥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한 번 쯤 들어봤을 말이다. 21세기 카드토피아(Cardtopia)시대의 총아라는 찬사를 받으며 주식 시장에 등장한 스마트카드 관련주(株)는 올 상반기 코스닥 시장을 주도한 한 축이었다.
그러나 스마트카드 테마주의 문제점은,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이미 지적했듯이, 대세라는 것만 정해졌을뿐 뚜렷한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아(교보증권) 기존 코스닥 등록업체보다는 장외에서 코스닥행을 준비하는 회사들의 성장성이 더욱 돋보인다(현대증권)는 점이었다. 좋긴 좋은데 아직 살 종목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주도주 부재의 혼란을 말끔히 정리하겠다고 작정한 케이비테크놀러지(대표 조정일)가 지난달말 예비심사를 통과, 9월 코스닥에 입성한다.
▲ 스마트카드란
은행계좌에 넣어둔 돈을 근거로 화폐 가치를 카드나 PC에 디지털 신호로 저장해 지불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전자화폐이고 전자화폐가 들어가 있는 카드가 스마트카드다.
IC칩을 내장한 스마트카드는 기존의 마그네틱카드에 비해70~100배에 달하는 놀라운 정보저장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카드 하나로 신원확인, 개인 의료정보, 현금 지불 등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현금화폐에 대한 전자화폐 대체비율은 2002년 9.9%, 2004년 20.0%, 2008년에는 28.9%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GI증권 유제우 연구원은 “최근 정부 조달 컴퓨터에 의무적으로 스마트카드 리더기를 설치하기로 하고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증을 스마트카드로 완전 대체키로 하는 등 스마트카드 시장이 급속 성장할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카드의 모든 것을 쥐고 있다
케이비테크놀러지(이하 케이비텍)는 스마트카드의 모든 구성요소와 관련기술을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 단말기 개발ㆍ생산, 시스템 통합솔루션까지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코스닥 스마트카드관련 종목들이 단말기, 카드제조 등 일부 영역만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케이비텍은 특히 자체개발한 콤비카드를 통해 확실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부산에서 ‘디지털 부산 카드’란 이름으로 지난해 10월 선보인 콤비카드는 전자화폐로는 아시아 최초로 상용화된 사례로서 2000년,2001년 잇달아 국제 스마트카드상인 영국 “고급카드상(Advanced Card Award)’을 수상했다.
부산뿐이 아니다. 지난 2월 강원 원주시에 이어 지금까지 경기도, 서울 마을버스 등에 교통카드를 기반으로 한 콤비카드를 상용화했으며 울산, 전북,경남지역 지자체의 교통카드형 전자화폐 사업권도 획득해 현재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광주 대전 경북지역 등 협의중인 곳까지 합하면 케이비텍이 손을 뻗치지 않은 지역이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조 사장의 말을 빌리자면 일부 경쟁업체들에서‘독점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할 정도.
조사장은 “교통카드를 선점하고 이를 통해 유통, 금융, 전자상거래 등이 가능한 진정한 스마트카드로 가는 것이 전략”이라며 “이미 부산에서는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실제 케이비텍의 콤비카드 한 장으로 버스, 지하철 등 교통수단을 비롯, 쇼핑, 인터넷결제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부산시중에 동전이 사라졌다(?)’는 말도 들려 온다.
한화증권은 케이비텍에 대해 ▦원천기술 자체 개발한 우수한 연구개발 능력 ▦인프라 기반사업인 전자화폐시장에서의 시장선점 ▦전자화폐 사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수익구조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조정일사장은 누구
필립스도 감동한 일벌레…"7년간 휴가도 못가"
인터뷰가 약속된 날, 케이비텍(www.kebt.co.kr)에서 연락이 왔다.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조정일(趙丁一ㆍ40) 사장이 몸이 안 좋아 병원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다음날 만난 조 사장, “약골이 아닌데도 일년에 꼭 두 번쯤 쓰러집니다. 처음엔 직원들도 놀라는가 싶더니 이제는 신경도 안써주네요.”책상 위에는 수많은 약병이 쌓여 있고 7년 동안 휴가 한 번 못 가봤다는 조 사장은 영락없는 워커홀릭(Workaholicㆍ일벌레)이다.
1998년3월 윤용택 현 기업부설연구소장과 함께 한국정보통신을 나와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2억 5,000만원을 들고 회사를 세웠다.
조 사장은 대우통신,한국정보통신 등에서 15년 동안 전자화폐 솔루션 관련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엔지니어 출신. 윤 소장도 만만치 않은 실력자다. 기술력 하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감 만으로 되는 것이 사업이라면 성공하지 못할 사람이 없는 법이다. 몇 달 안 있어 자금이 소진되고 회사가 망할 지경이 됐다. “기껏 채용한 여직원 한 명마저 할 일이 없어서 못 있겠다고 했을 때는 정말 캄캄했습니다.”
필립스 본사를 찾아가 자신이 고안한 접촉식과 비접촉식 겸용인 전자화폐용 반도체 칩을 만들어 달라고 석달동안이나 끈질기게 쫓아다녔다. 이게 안되면 정말 끝장이었다. 조 사장의 집요함에 놀랐는지 결국 필립스가 돌아섰다. 콤비카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제는휴가를 가도 좋지 않을까. “회사가 갑자기 커지니 어려운 점도 많아져요. 지금이 오히려 최대 위기라고 스스로를 추스리고 있습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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