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와 9위 그리고3위와 꼴찌.’ 프로축구 포스코 K리그(정규리그)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형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철가(家) 형제의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 현대가의 울산과 전북. 창단연도를 기준으로 지난 해에는 동생(전북, 전남)들의성적이 좋았으나 올해는 형들의 활약이 돋보인다.지난 해 정규리그 최하위 울산은 현재 3위(4승2무2패ㆍ승점14)에 올라 있지만지난 해 3위 전북 현대는 올시즌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2무6패(승점2)로 최하위에서 허우적 대고 있다.
울산과 전북은 모기업이 계열 분리돼 형식상으론 남이지만 여전히 관계가 남다를수밖에 없다. 울산 현대는 본래 현대자동차가 운영을 했으나 IMF 외환위기 때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대중공업(고문정몽준)이 인수한 팀이다. 전북 최만희 감독은 현대중공업 정몽준 고문이 이사장으로 있는 울산대의 초대감독 출신이다.
현대가 형제의 희비는 무엇보다 골 결정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울산은 득점랭킹1위(8골)를 달리고 있는 파울링뇨라는 걸출한 골잡이가 버티고 있는 반면 전북은 믿었던 김도훈의 부진과 박성배의 부상으로 울상이다.
일각에서는팀 성적의 변수인 외국인 선수에 대한 관리차이를 얘기하기도 한다. 울산은 브라질 선수를 영입하면서 바로 브라질어(포르투갈어) 전담 통역원을 구한반면 전북은 ‘바디 랭귀지’에 의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본적인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전문통역원 없이 어떻게 전술을 이해 시키겠느냐. 울산은 통역을 둔 덕에 얻은 게 많다.” 전북의 부진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권오갑 울산단장의 말이다.
제철도시 포항과 광양을 연고로 하는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의 성적도 극과극이다. 포항이 5승2무1패(승점17)로 1위를 질주하는 반면 전남은 1승3무4패(승점6)로 뒤에서 두 번째이다. 당초 상위권 진출을 낙관했던전남은 중원을 지휘하던 최문식을 수원 삼성에 빼앗긴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전하고 있다. 스트라이커 찌코 이외에는 골을 기대할 만한 선수도없다.
반면 포항은 코난, 보야델 등 용병과 박태하 등 공격라인이 위력적이고 잠시나마가세한 이동국도 공격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든든하다. 하석주와 GK 김병지도 고비 때마다 베테랑의 진가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시즌 중 지휘봉을넘겨 받은 최순호 감독의 축구가 안정궤도에 들어섰다는 사실도 포항의 오름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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