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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 흔들…궁예 대신할 볼거리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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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 흔들…궁예 대신할 볼거리 없을까

입력
200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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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예 죽은후 시청률 뚝…여인천하에 ?i겨철옹성의 ‘태조 왕건’이 흔들린다. 궁예의 죽음 이후 이렇다 할 영웅도, 흥행요소도 만들어내지 못하고있는 ‘태조 왕건’이 침체에 빠졌다.

이제는 최고 시청률 자리를 ‘연인 천하’에게 내놓아야 할 판이다. AC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14, 15일‘태조 왕건’의 평균시청률 42.7%. 겨우 ‘여인천하’(SBS)의 공동 1위를 지켰다.

그나마 견훤의 대야성 전투와 그의 아들 신검의 목숨을건 전투가 오랜만에 극적 긴장감을 살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궁예의 최후’가 방송된 5월19, 20일의 53.6%에 비하면 형편없는 인기 하락이다. ‘태조왕건’은 두 달 동안 꾸준히 하강곡선을 그린 결과 시청률이 42%대까지 떨어지면서 넉 달간 고수해온 2주전부터 시청률 단독 1위도 내놓았다.

반면 여인천하(SBS)는 30%대에서 40%대로 치고 올라오면서 시청률 역전을 이뤄냈다. 문제는 ‘태조 왕건’으로서는 정상을 지킬 뚜렷한 대안이 당분간없다는 것.

견훤과 고려로 귀부한 그의 아비 아자개, 견훤의 아들형제 등 삼부자를 비롯한 후백제 내부 인물의 갈등만으로는극적 긴장도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견훤이 신라를 공략하면서 왕건과 견훤이 간접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고, 세자 책봉을 둘러싼 양국의 논란과갈등으로 무너진 인기를 회복하기에는 ‘연인 천하’의 기세가 너무나 드세다.

연말까지 방영할 ‘태조 왕건’은 약 50회가 남아 있다. 신라의 몰락, 왕건과 견훤의 패권 다툼,견훤 부자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후백제가 멸망하고 고려가 통일을 달성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따라서 인기 만회의 남은 카드는 사실상 왕건(고려)과견훤(후백제)의 본격적인 맞대결 뿐이다. KBS는 그 시점을 9월로 잡고 있다.

책임프로듀서인 안영동 부주간은 “피서철에는 주말시간대 시청률이떨어지는 게 다반사다. 9월 초부터 난세를 호령한 왕건과 견훤의 흥망성쇠가 긴박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왕건과 견훤의 본격적인 패권다툼의 신호탄이 될 ‘공산전투’에서 왕건은 신라 서라벌을 점령하고 귀환하는견훤을 후미에서 공격하지만 처참한 패배를 당하며 간신히 목숨을 구하게 된다.

견훤의 군대가 왕건을 포위하자, 신숭겸은 후사를 위해 왕건과 투구를바꿔 쓰고 화살이 가슴에 박힌 김락이 왕건의 탈출로를 만들어 준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백제에 연패하는 왕건이 이때부터 진정한 영웅으로 탄생하는모습을 보여주게 된다는 것이다.

패망한 신라의 ‘마의 태자’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몰락한 왕조의 왕자로서의 삶을 짧지만 굵게 그려냄으로써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미 기울어진 시청률, 왕건과 견훤이 이미 기울대로 기운 신라를 공략하며 벌이는 지루한 신경전을 감안하면 ‘9월까지 기다리자’ 며느긋해 할 수만은 없는 상황.

더구나 심심찮게 나도는 조기 종영설에 시달리는 ‘태조 왕건’으로서는 승부수를 앞당길 수 밖에 없는 벼랑으로 몰리지모른다. 한번 떨어진 인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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