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6차회의.G8 회담 잇따라조지 W 부시 미 정부의 미사일방어(MD)체계 강행과 기후변화협약에 관한 교토(京都)의정서 탈퇴방침 등을 둘러싼 미국 대 유럽ㆍ러시아의 공방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16일부터 27일까지 독일본에서 계속되는 기후변화당사국 6차회의(COP-6)와 20일부터 사흘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은 부시 정부 출범후 계속된 두 진영간 기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폐기 방침을 다탄두핵 개발이라는 카드로 저지하려하고 있고, 유럽은 교토의정서 비준을 강행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MD강행과 미-러
미국의 ABM협정 폐기움직임에 대해 러시아는 전보다 강경해진 입장이다. 부시 대통령과의 두번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미국이 MD추진의 이유로 내세우는 북한의 위협이 심각한 것이 아니다”고 견제한 뒤 이탈리아의 ‘코리에라 델라 세라’지와의회견에서 “미국이 ABM협정에서 탈퇴한다면 러시아는 다탄두 핵 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대해 미국은 당근과 채찍을 구사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16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은 14일 미사일 요격실험은 앞으로 5년동안 계획하고 있는20회 실험 가운데 하나라며 MD 조기 구축방침을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대량파괴무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이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7억7,000만달러에 이르는 대러 지원금 제공을 확인했다. 결국은 이번에 미국측이 제시할 것으로 보이는 구체적인 타협안에 러시아측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존폐기로에 선 교토의정서
미국이 수정안을 제시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데다 일본 역시 미국에 사실상 동조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어 이번 COP-6 회의에서의 타결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최근 의회에서 “일본 정부는 미국의 입장을 거부해야하는 단계에 있지 않다”고 말해 사실상 교토의정서의 조기 발효에 결정타를 가했다. 일본측은 이번 회의에 앞서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 “교토의정서의 2002년 발효는 여전히 일본의 희망”이라고 해명했지만 (EU)국가들로부터 가해질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
이에따라 교토의정서를 둘러싼 공방은 조기발효 여부보다는 무산에 대한 책임논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형국이다. 폴라 도브리안스키 미국대표가 온실가스배출량의 의무적인 규제를 반대하는 기존입장을 재강조하면서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연구에 적극 나설 뜻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이번 본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조약 이행 논의보다는 미국과 EU측이 치열한 상호비방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으며, 교토의정서의 발효문제는 10월 7차회의에서 최종 판가름날 전망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