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없었다…국민이 나라걱정"“새벽 4시께 방이 축축해 잠에서 깨어났다. 부엌과 방안이 온통 물바다가 돼 있어 꿈인줄 알았다. 두려움에 비명을 질러댔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휴대폰과 지갑만 들고 밖으로 나왔다. 저지대 골목은 이미 가슴까지 물이 차 올라왔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모습은 아무 곳에도 보이지 않았다.”(이문1동 자취생)
집중호우 이후 사이버상에도 서울시의 무사안일과 늑장대응, 관재(官災)를 질타하는 분노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www.metro.seoul.kr) 시민토론코너에는 ‘관재에 의한 수해’에 분노하는 글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신림동주민’이란 ID의 네티즌은 “피해를 입고 3일이 지난 지금까지 어느 기관에서도 피해상황을 조사해 간 사람을 보지 못했다”면서 “공무원들이 자기 집이 물에 잠겼어도 그렇게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기상나팔’ ID를 가진 한 시민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지 않고, 국민이 나라걱정하는 세상에살고 있는 것이 한스럽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고, ‘유시민’이란네티즌도 “말이 좋아 천재지변이지, 전시행정의 결과물이고 복지부동의 표본”이라며 공무원들을 비난했다.
수해 복구에 林하는 공무원과 자원봉사자의 행태를 비교하며 ‘하는척’만하는 공무원들을 꼬집는 글도 올라 왔다. “영등포구 대림동에 물난리가 나자 공무원들이 우르르 동원됐다.
그러나 이들이 웅성대고 있는 사이 한 자원봉사자는 아들까지 데리고 와 중장비를 동원해 이집 저집 다니며 집안에 들어찬 물을 빼주고 있다. 그 자원봉사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김만응)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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