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선수가 제주해녀 이겼다

프리다이빙 세계선수권자가 제주해녀를 이겼다.제주스쿠버다이빙 축제조직위원회가 16일 제주도 서귀포시 문섬 앞바다에서 개최한 잠수 대결에서 프리다이빙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지안루카 제노니(33ㆍ이탈리아)는 세계 선수권자답게 수중에서 4분 이상을 가볍게 버텨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 냈다.

우리나라에서는 25~30년 경력의 제주 서귀포 어촌계 소속 50대 해녀3명이 출전했으나 오순자(吳順子ㆍ58)씨가 1분23초에 그쳤으며, 원동실(51) 강영순(60)씨는 오씨의 기록에 미치지 못하는 등 제노니에 크게 뒤졌다.

이날 제노니와 해녀들은 오리발과 물안경만 착용한 채 수심 10~15㎙까지 잠수, 5차례 잠수 실력을 겨뤘다.

제노니는 “제주 해녀들은 해산물 채취를목적으로 잠수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합에는 익숙하지 못한 것 같다”며 “나이를 감안한다면 이들의 잠수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녀 오씨는 “바다 속에서 소라 전복등을 잡으며 물질할 때와는 감이 달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물 속에서 숨을 참고 견디는 제노니의 능력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제노니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프리다이빙 가변웨이트(최대한 깊이 잠수한 뒤 줄을 잡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 종목)에서 수심 123㎙까지 잠수한 세계기록 보유자이다.

제주=김재하기자 jaeha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