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발행인 원구식씨 행태 고발월간 ‘현대시’ 발행인 원구식(46)씨가 시단의 비리를 폭로하는 글을 발표, 파문이 예상된다.
원씨는 ‘현대시’ 7월호에 실린 기획특집 ‘교활한 여우를 위하여’에서 “문단을 어지럽히는 ‘어리석은 여우’와‘교활한 여우’가 있다”며 이들 두 부류의 문인과 그들 배후에 있는 문예지들이 한국 시단의 구조적 모순을 키운다고 말했다.
원씨에 따르면 ‘어리석은 여우’에속한 시인들은 국내 120여 개의 문예지 중 제대로 된 15개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 문예지들의존재가 가능한 시스템은 이렇다. 책값을 1만원 정도로 책정하고 매달 10여명의 문인을 등단시킨 뒤 100여 권씩 의무적으로 구입하게 한다.
1인당100만원씩 1,000만원의 판매대금이 보장된다. 신작 특집은 10만원씩의 게재료를 받는 한편, 등단시킨 문인 모두에게 정기구독료를 받는다.
이후문예지는 협회를 구성하고 회비를 걷는다. 신인들의 시집을 출판해 주고 이익을 챙긴다. 이들이 다른 데로 가지 못하도록 바깥세상과 차단시킨다.
원씨는“문예지는 사회교육원이나 문화센터, 시동호회등을 타깃으로 삼아 시인지망생을 포섭한다”고 말했다.
원씨는또 문예지의 주간이 잦은 지역나들이를 하는 것과 잡지 판매를 위해 단체를 설립하는 것은 ‘교활한 여우의 행태’라고 밝혔다.
지역시단에서 중앙시단의 잡지주간들을 세미나, 초청강연이라는 이름으로 초대한다. 강연비용으로 몇십만원을 챙겨주는 한편, 참석한 지역 시인들이 정기구독료를 걷어준다.
원씨는“맛을 들인 주간은 한달에 몇번씩 지방 나들이를 한다. 수금을 하러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잡지를 창간한 뒤 단체를 만들어 가입비와 회비, 정기구독료를 받는 행위도 오랫동안 자행돼온 시단의 치부이다.
원씨는“최근 ‘특정잡지가 돈을 받고 신인을 등단시켰다’는 루머가 인터넷에 떠돌면서 오염된 시단의 현실을 짚고 개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게 됐다”고이 글을 쓴 배경을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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