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장쩌민 '전략적 동반자' 선언反 MD연대 재확인...각론선 입장차
러시아와 중국이 반세기 만에 새로운 관계를 맺고 전략적 동반자로서 21세기를 이끌어 나갈 틀을 구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체결한 양국 ‘우호ㆍ친선ㆍ협력’ 조약은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조지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맺었던 우호협력조약을 대체하고, 1960년대 국경분쟁으로 사문화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복원시키면서 유일 초강대국 미국에 대항해 국제질서를‘다극체제(multi_polar)’ 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 공산권의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양국이 이처럼 새로운 관계구축에 나선 것은 미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양국은 이번 조약에서 과거와 같은 군사동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유사시공동대응에 나서도록 규정, 연대감을 과시하고 있다.
양국은 이 같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국은 또 그 동안 문제가 되어왔던국경선 문제를 해결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국제테러 등에도 상호 협력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제 및 우주분야에서도 협력을 가속화하기로합의했다.
중국은 또 군 현대화를 위해 러시아로부터의 지원과 협력 약속도 받아냈다.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해 핵 전력이 뒤떨어지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의최첨단 무기를 수입해 군사력 증강할 필요가 있고 러시아도 무기 수출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0억 달러에달했던 양국 무역교류에서 러시아의 대중국 수출의 절반 정도가 무기 거래였다.
하지만 양국은 MD 체제에 따른 반미공동전선에도 불구, 각론에서는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의 당사국은 러시아이지만, MD 체제의 최대 피해자는 중국이 될 것이란 점에서 양국은 MD 체제를 놓고 미국과 벌일 협상은 다를 수 밖에 없을것으로 보인다. 또
양국이 이번 회담에도 불구, 과거 불신의 벽을 완전히 허물어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극동 시베리아 국경 지대에 급증하는 대규모 중국이주민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중앙정부의 힘이 미치지 않는 이 지역의 러시아 인구는 700만 명에 불과한 반면, 접경지역의중국인은 러시아 전체 인구와 맞먹는 1억 2,000만 명에 달해 앞으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규모면에서 러시아의 8배,인구면에서는 10배에 달하는 ‘떠오르는 중국’ 이 미국보다 더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될 수 있다는 러시아측의 일부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때문에 양국이 이번 조약을 ‘상호 방어용’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해석도 주목할 만하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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