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대한민국 민단이 자체 기관지 ‘민단신문’을 역사교과서 왜곡을 주도하는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사 계열의 산케이 인쇄소에서 제작하고있다는 제보를 받았을 때 기자는 믿어지지가 않았다.최일선인 일본에서 역사왜곡의 부당성을 앞장서 호소해야 할 민단이 왜곡 역사교과서의 상징과 같은일본 후소샤(扶桑社)출판사를 경영하는 산케이신문 계열사에서 기관지를 인쇄ㆍ제작할 리 만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제보내용은사실로 확인됐고, 민단측의 무신경에 놀라야만 했다. (본보 16일자 1면 보도)
민단 관계자는 “산케이 인쇄소에 인쇄를 계약한 경위는 잘 모르지만 편집 및 인쇄의 효율성을 고려해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64만 재일동포의 권익을 대변하는 민단의 답변으로는 궁색하기만 하다.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만드는 모임’은 지난해부터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런데도 매년 초 관행대로 올해에도 산케이 인쇄소와 인쇄계약을 맺었다.
민단의 산케이 인쇄소 이용은 ‘일본 물건을 쓰고 있다’는 식의 단순한 지적이 아니다. 우선 민단이 기관지를 산케이 인쇄소에서인쇄ㆍ제작 하는 것을 일본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염려된다.
민단은 동포들의 보다 폭넓은 지지를 얻고, 일본내에서 역사교과서 시정을 위한 공감대를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사소한’ 부분에 까지 세심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의 수정은 없다”는 일본 정부에 맞서 우리는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총력전 성격을 띠는 장기전을 위해서는 일상속에서역사 왜곡시정 노력을 펴야 하고 이를 생활화해야 한다. 민단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정치부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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