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 유람이나 해수욕밖에 없을까? 뭔가 분위기도 다르고 인상에 깊이 남을 개성넘치는 여행을 찾는다.그래서 여행 관련 업계가 머리를 짰다. 문학의 향기에 푹 묻히는 여로, 땡볕 속을 달리는 이열치열 마라톤, 공포와 모험으로 더위를 날려보내는 이벤트 등등. 가족이 함께 참가한다면 더욱 뜻이 깊을 수 있다.
■남도문학 열차여행-'토지' '태백산맥' 현장에
철도청과 교보문고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 국내 대하소설의 큰 줄기인 박경리의‘토지’와 조정래의 ‘태백산맥’의 현장을 찾는다.
전남 구례, 보성, 여수시, 경남하동이 행선지이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26일부터 8월 15일까지 총 6차례 출발한다.
첫 날 오전 7시 서울역을 출발해 구례로 향한다. 구례구(口)역에서 하차, 섬진강을따라 ‘토지’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송림공원에 닿는다.
1만여 평의 백사장에 8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서있는 송림공원에서 최참판댁이 살았던 악양의 넓은 들을 바라보고, 쌍계사의 계곡물로 더위를 씻는다.
구례 산수유마을의 지리산온천랜드 잔디밭에서 ‘섬진강문학의 밤’이 열린다. 클래식 기타, 오카리나, 하모니카 연주와 포크송을 들으면 ‘시인과의만남’이 이어진다. 첫 회는 안도현 시인, 제2회와 3회는 곽재구 시인, 제4회는 송수권 시인이참가할 예정이다.
둘째날은 ‘태백산맥’의현장인 보성군 벌교읍으로 향한다. 벌교읍내를 가로지르는 홍교, 소화다리, 철교와 현부자집 등 소설 속에 실제로 등장한곳을 답사한다.
낙안읍성을 들렀다가 여수 돌산도로 향한다. 셋째날은 4대 관음기도처의 하나인 향일암과 지구상의 해양생물 중 70% 정도가 잘 정리된전남 수산종합관 등을 둘러본다.
이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먹거리. 구례와 하동에서는 지리산 자락의 향긋한 산채,벌교에서는 곰삭은 젓갈이 일품인 남도백반, 여수에서는 청정해역에서 잡아올린 해물정식이 기다린다. 홍익여행사(02-717-1002)에서 참가신청을받으며 참가비는 16만 8,000원.
■울릉도 오징어 마라톤-입상자에 오징어 상품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를 꼽으라면, 단연 마라톤이다. 동호인의 수가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 동해의 여름철 최고 먹거리를 꼽으라면, 오징어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살이 올랐고 맛도 진해졌다. 꿈의 피서지를 꼽으라면, 울릉도를 빼놓을 수 없다.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한다.올해 처음 열리는 울릉도 오징어 마라톤은 이 세 가지 ‘최고’가 결합한 꿈의 패키지이다.
8월 4일부터 6일까지는 울릉군청이 주최하는 오징어 축제 기간. 축제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마라톤 대회는 5일 오전 7시에 열린다.
5㎞, 10㎞, 하프(21.095㎞) 등 세 종목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상위 입상자에게는울릉도 오징어 등 푸짐한 상품이, 참가자에게는 기념 티셔츠, 완주증 등이 주어진다.
오징어 축제도 볼거리가 풍성한 행사. 오징어 할복 경연, 오징어 축 묶기, 오징어요리경연 은 물론 호박엿치기 등 울릉도의 풍물을 이용한 각종 이벤트가 벌어진다.
4일 개막식에 이어 벌어지는 오징어배 해상퍼레이드, 체험 출어,울릉도 야경 해상촬영 등도 울릉도가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행사이다.
마라톤 행사는 한국마라톤여행클럽(02-756-7066)이 주관하며 마라톤 참가와울릉도 여행을 포함한 패키지 여행상품은 27만 원이다.
일반 여행객과 현지 주민은 1만 5,000원의 참가비를 내면 현장에서 직접 참가할 수 있다.문의 울릉군청 (054)790-6393
■래프팅과 공포체험-으스스한 공포체험 '덤'
동강 래프팅은 이제 강원도 여행의 관문처럼 돼 버렸다. 초창기 무질서 수상 레포츠의 대표로 악명을 떨쳤지만 이제 많이 정리가 된 느낌이다.
사실 정숙과 질서만 잘 유지해 생태계에 해를 입히지만 않는다면 래프팅만큼 동강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자칫 잃어버릴 수도 있었던 아름다운 물줄기를 타고 ‘지킴’의소중함을 느껴볼 만하다.
그러나 래프팅만을 위해 영월행을 감행한다는 것은 조금 싱겁다. 레저여행업체 세화레저(02-406-0218)가마련한 공포체험 래프팅 이벤트는 추억의 모닥불과 짜릿한 공포체험, 그리고 신나는 래프팅을 결합한 1박 2일 상품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출발한다. 첫날은 영월에 도착한 후 여장을 풀고 즐거운 캠프화이어 시간을 갖는다. 밤이 이슥해지면 산으로 오른다.
밤안개가 드리워진 골짜기의 폐가,공동묘지, 숲길 등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공포와 마주친다. 덥기는커녕 이가 부딪힐 정도로 서늘하다.
이튿날은 래프팅. 동강의 제1경으로 꼽히는 어라연을건넌다. 물 속에서 쪽빛의 완성형을 볼 수 있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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