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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여우와 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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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여우와 포도'

입력
200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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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올림픽 개최권을 준 것에 비판이 많다. 인권과 소수 민족을 억압하는 나라에 영예를 안긴 것은 올림픽 정신에 반한다는것이다.중국의 야심과 IOC의 상업주의가 결탁했다며, 대회를 보이콧하자는 극단론마저 있다.

그러나 이는 맛난 포도를 혼자 따먹으려다 실패하자,'저건 신 포도야'라고 한 이솝우화의 여우 같은 위선이란 지적이 재미있다.

올림픽을 독점하다시피 한 서양 사회가 속 좁은 시기심에서 공연히 인권을 시비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인권상황은 분명 논란할 여지가 있다. 다만 올림픽 개최 자격을 시비할 정도인지는 의문이다. 맞춤 한 잣대는 없지만, 인권과 소수민족 문제가 심각한 역대 올림픽개최국은 많았다.

이를테면 1904년(세인트 루이스)과 1932년(로스앤젤레스) 미국의 흑인 인권 상황을 오늘날 중국과 비교하는 관점은 의미있다.

또 1968년 개발도상국으로 처음 올림픽을 개최한 멕시코는 대회 직전 시위군중 수백 명을 사살했으나, 대회 보이콧 논란은 없었다.

■베이징올림픽을 캐나다와 프랑스 등 유치 경쟁국이 시기하는 것은 이해 할만 하다.

그러나 서구 언론이 시종 비판에 치우치거나,막바지에야 인권상황 개선을 조건으로 반대 입장을 바꾼 것이 오로지 인권을 숭상해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림픽 이념 등 고상한 가치를 그들만의 것으로 여기는 오만과 편견에 덧붙여, 오랜 세월 자신들이 침탈하고 소외시킨 동양의 거인이 다시 우뚝 서는 것을 질시하는 심리를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언론 논조가 여론을 정확히 반영 하지는 않는다. 영국 BBC 방송 온라인 여론마당에는 비판보다 지지의견이 더 많이올랐다.

서구 여러 나라 네티즌은 인류 화합을 위한 스포츠 제전이 정치성 짙은 인권 시비로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을 경계했다.

중국과 여러 분야에서 교류하면서, 유독 올림픽 개최를 시비하는 것은 13억 중국인을 다시 세계무대에서 소외시키려는 과오란 지적이다.

서울 올림픽도 거론되는 논란에서,행여 우리 사회에서도 서구의 이기적 논리를 되뇌는 어리석은 일은 없었으면 한다.

강병태 논설위원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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