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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대응 공무원에 비난빗발 "장대비 30분후에야 대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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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대응 공무원에 비난빗발 "장대비 30분후에야 대피방송"

입력
200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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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폭우로 가옥 100여 세대가 침수된 서울 서초구 반포1동 일대.주민들은 물에 젖은 가재도구 등을 옮기느라 경황이 없는 와중에서도 “밤새 장대비가 내렸는 데도 (구청으로부터) 대비하라는 얘기 한마디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침수피해가 잇따른 동대문구 성북구 등에서도 서울시와 구청측의 예방조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공무원들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시가 25개 구청 등 산하 기관에 사전대비 철저 지시를 내린 것은 14일 오전 10시30분. 오후7시에는 재해대책 1단계 근무조치가 내려졌다.

또 15일 새벽3시에는 고 건(高建)시장이 수해예방을 독려했다.

그러나 일선 공무원들은 대부분 순찰활동을 나가지 않았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산사태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동작구 흑석1동은 산 비탈에 가옥이 들어서 있어 평소에도 위험지구로 꼽히는 지역인 데도 예방활동을 편 동 직원들은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축대나 가옥 붕괴사고는 미리 현장을 둘러볼 경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데도 일선 기관에서 소홀히 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경기지역도 공무원들의 늑장대처로 피해가 확대됐다. 안양시 안양2동은 시간당 80㎜의 집중호우가 내린 지 30분이 지나서야 대피방송을 실시했고, 그나마 관계 공무원들은 주택이 침수되는 상황에도 둔치 지역의 주차 차량 이동에만 급급했다.

주민들은 “삼성천 상류지역에 쌓여있던 폐건자재가 내려오다 교각에 걸려 물이 주택지대로 넘쳐 흐르는 데도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폭우에서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난 빗물배수펌프장의 용량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예산부족’만 들먹이며 뒷짐만 지고 있다.

펌프장 시설은 서울시내 17개 구, 91개소에 설치돼 있다. 이들 시설은 대부분 시간당 50~70㎜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고 있으나 이번처럼 시간당 120㎜가 넘게 내린 강우에는 속수무책이다. 이 때문에 침수가 잇따랐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수해대비 시설은 10년에 1번정도 오는 강우를 처리하도록 구비돼 있어 현실적으로 이번 같은 집중 강우를 처리하기위한시설 확대는 경제성면에서 무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시의고집 때문에 시민들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시의 사고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서울시의 수방정책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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