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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피로해도 구조조정 계속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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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피로해도 구조조정 계속 돼야

입력
200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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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경기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것이다. 무엇이 경기순환을 주도하는 요인인지를 경제학에서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불과 1세기 전 만해도 농업생산이 세계경기를 주도하여 태양흑점설 같은 경기순환 설명도 있었으나 오늘날과 같은 산업화사회에서는 이런설명도 잘 맞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분명한 것은 국내 경기침체와 활황은 세계경제 환경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이다.

어느 경기순환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지난 약 30년 동안의 경기순환 중 국내 요인에 의해 경기가 반전된 적은 분당, 일산 신도시건설에 의한 경기부양 한번뿐이었다고 한다. 그 만큼 우리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다.

지금은 전 세계경제가 어렵다. 일본과 유럽경제는 연초에 전망했던것 보다 훨씬 좋지 않고 미국경제는 연초에 전망했던 만큼 좋지 않다.

미국경제는 약 1.5%, 유럽경제는 당초 예상했던 2%대에서 1%대의, 일본경제는당초 1%에서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되고 있다.

연초만 해도 금년 하반기부터 경기회복이 가능하리라는 예측이 많았으나 이도 슬그머니 금년 말이나내년 이후로 대체되고 있다.

우리경제의 성장이 금년에 3,4%라 하더라도 세계경제 전체로볼 때 상당히 높은 성장률이다.

중국과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아시아지역에서도 나쁘지 않다. 세계경제가 다 어려운데 대외 의존도가 지극히 높은 우리경제만 잘 되기를 어찌 바라겠는가.

정부의 경제정책도 경기에 대해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경기가 안 좋을때는 거시경제 정책을 다소 팽창적으로 하고 경기가 좋을 때는 긴축적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거시경제 정책의 양대 축인 재정, 금융정책이 이런방향을 따라 움직이는 것은 옳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린 것은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지금과 같이 투자나 소비와 같은 수요요인에 의한인플레 우려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환율이나 공공요금 인상과 같은 공급요인에 의한 인플레 숫자에 집착해 금리를 붙들고 있을 필요는 없다.

더구나 국제금리도 하향추세에 있어 이를 따라 주는 것이 대외부문 균형으로 보아도 맞는 방향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금리의 하향 안정화는 옳은 방향이다.지금 우리경제는 구조조정기에 있다.

구조조정기에 있어서 금리는 단순히 거시경제의 변수일 뿐 아니라 손실 분담의 주요한 변수가 된다.

우리경제에 축적된 엄청난 부실을 장래납세자와 주식투자자 들 뿐 아니라 예금자 들을 포함해 경제주체 들이 적절히 분담해 나가기 위해서는 대외균형을 위협하지 않는 범위에서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기업구조조정의 촉진은 금리정책 보다는 이미 낮은 금리 수준에서도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하는수 많은 한계기업 들을 속히 정리 해 나가는 것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재정도 세수추이를 보아가며 다소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다. 다만 그 동안복지 확충과 금융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장래 정부부채와 재정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처지에 편하게 재정정책을 경기대응 수단으로쓸 수 없는 면이 있다.

지금의 우리경제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래 성장력의 배양이다. 이는 꾸준하고 일관성 있는 구조조정에 있음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새 살이 돋아나는 쪽으로 자원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한계 기업들에 대한 대출중단과 퇴출이 신속히 진행되어야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구조조정의 피로증이 가중되어 여기 저기서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과 경기부양을위해 그 동안 도입된 제도의 예외적용을 요구하는 주장들이 많아진다.

그러나 그렇게 한들 경기부양에 큰 효과도 없을 것이다. 어차피 지금은 국제경제환경으로 보아 경제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세계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고 확충 등으로 우리는 당분간 외환위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경기침체 때문에 정책기조를 바꾸어서는 안될 것이다.

조윤제 교수 서강대 국제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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