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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진짜화폐·가짜화폐 경계가 좁혀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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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진짜화폐·가짜화폐 경계가 좁혀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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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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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지 않고 필요한 만큼 찍어 사용할 수 있다면?’누구나 한 번쯤 재미삼아 상상해보았을 이 같은 착상이 실행에 옮겨진 것이 위조화폐다.

위조화폐의 역사는 기원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최근 첨단 사무기기의 발달로 위폐가 폭증, 한국은행을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들을 괴롭히고 있다.

15일 한은에 따르면 올들어 5월말까지 발견된 원화 위조지폐는 모두 120여건(55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2건(522장)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국내에서 위조지폐가 발견된 사례는 1996년까지만 해도 해마다 10건 안팎에 불과했으나 초정밀 컬러프린터, 컬러복사기 등 디지털 사무기기 보급이 늘면서 97년 35건, 98년 66건, 99년 68건, 2000년 160건 등 폭증세를 보여왔다.

▼갈수록 식별 어려워지는 위조지폐들

문제는 디지털기기들이 갈수록 정밀해져 실제 지폐와 섞어 사용할 경우 육안으로 거의 식별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 5월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서 체포된 정모씨의 경우 컬러복사기로 5,000원권 지폐3,000여장을 복사해 1개월여 동안 100여장을 사용했으나 적발되지 않다가 우연한 교통사고로 트렁크에서 지폐가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

지난해 말에는 경기 안산시에서 한 조선족 불법체류자가 컬러프린터로 인쇄한 뒤 숨은그림에다 은선까지 넣은 5,000원권과 1만원권 1만2,000여매를 만들어 유통시키다 적발됐다. 특히 최근에는 전문적인 위조지폐범 외에 10대들까지호기심으로 위조지폐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정식(李正植) 한은 발권국장은 “위조지폐범은 5년 이상의 징역에서 사형까지 받을수 있는 중범인데도 디지털기기 보급 확대 및 경각심 해이 영향으로 위조지폐가 더욱 늘고 있다”며 “갈수록 지능화하는 위폐범들의 수법을 따라잡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2002월드컵 위조 외화 유통 비상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유통되고 있는 달러는 모두 4,500여억달러(약 585조원).이 중 60% 이상이 아시아, 유럽 등 미국 외 지역에서 유통된다.

전문가들은 매년 2억달러(약 2,600억여원)의 위조지폐가 적발되는 점에서 비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위조지폐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달러의 경우 위폐감식기로도 식별해내기 어려운 ‘슈퍼노트(Super Note)’에 이어 초정밀 지폐인쇄기로 대량 인쇄한 ‘슈퍼 슈퍼 노트’까지 등장한 상태다.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의 위조지폐 정밀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내년 열릴 월드컵을 앞두고 위조 유로화가 대거 반입될 것으로 우려된다.

서태석(徐太錫) 외환은행 외환사업부 과장은 “내년 1월부터 사용될 새 지폐가 발표돼야만 위조지폐 식별기를 개발할 수 있으나 유럽중앙은행은 위폐범들에게 정보가 노출될 것을 우려, 발표를 최대한 늦추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정보기관과 은행들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원화 위폐식별 이렇게

1만원권 위조지폐를 식별하는 열쇠는 앞면 왼쪽의 숨은 그림(세종대왕)과 중앙부분 은선이다.

그러나 위폐범들이 이 같은 부분까지도 극복함에 따라 한은은 보다 다양한 요소들을 삽입해 놓고 있다. 볼록하게 인쇄된 문자와 숫자, 측우기 하단의 ‘한국은행’이라는 미세글자 등이다.

5,000원권과 1,000원권에도 숨은 그림에다 글씨부분이 볼록 인쇄돼 위폐와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달러 위조지폐는 더욱 식별하기 어렵다. 구형 위폐감식기로는 모두 진짜 화폐로 판정날만큼 정교한 사례가 많다.

한편 위폐감식기의 성능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실력이 세계적 수준에 달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한 중소기업인이 일제 감식기를 사용하는 국내 은행에서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받아 말레이시아에서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발생했다.

말레이시아의 은행이 사용한 감식기는 ‘엠텍월드’라는 국내 중소기업이 수출한 것이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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