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 선거전의 판세는 투표를 하루 앞둔 15일(한국시간)까지도 김운용(70ㆍ 金雲 龍)위원이 박빙의 리드를 잡은 자크 로게(59ㆍ벨기에)위원을 추격하는 양상이다.IOC내부 여론과 AP, AFP, 로이터 등 통신과 서구 유력지들의 분석에 따르면 자크 로게 위원측이 김 위원의 선거공약인 ‘올림픽 유치도시 방문허용’을 비난하며 선거전을 ‘개혁 대 반개혁(구태)’의 대결로 몰아가고 있어이 같은 여론이 당락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
이런 흐름 속에 13일 중국의 베이징(北京)이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딕 파운드(59ㆍ캐나다) 위원이 토론토 탈락의 동정 분위기를 업고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마란치의 자크 로게 지지
제112차 IOC총회는 자칫 ‘사마란치의, 사마란치에 의한, 사마란치를 위한’ 무대가 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베이징으로 결정되자 ‘사마란치의 시나리오대로 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사마란치의 지지로 베이징의 유치가 확정되자 AFP통신은 ‘사마란치의 레임덕은 없었다’며 ‘21년간 장기집권하며 IOC위원의 절반 이상을 갈아치운 사마란치의 지지를 업고 있는 로게가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로게가 당선될 경우 사마란치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로게는 “위원장은 IOC위원에 의해 뽑히는 것이지 위원장에 의해 뽑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 베이징 변수
베이징이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됨으로써 김 위원측은 치명적인 부담을 안게 됐다.김 위원은 13일 인터뷰에서 “베이징으로 결정돼도 불리하지 않다.
베이징을 지지하는 표가 곧 나를 지원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베이징의 유치는 김 위원에게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유럽과 미주지역의 인사가 66%가 넘는 IOC가 ‘두 가지 선물’을 모두 아시아에 주지않을 것이라는 것.
더욱이 베이징의 올림픽개최지 확정과 함께 김 위원을 지지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세력과 자크 로게를 미는 유럽, 북미세력간의‘인종대결’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 혼탁한 현지 분위기
김 위원측은 사마란치의 개혁안을 정면 반대하는 공약을 들고 나오면서 “IOC위원의 95%가 지지하고 있다.
IOC위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올림픽개최지 결정과정에서 IOC위원의 소외는 있을 수 없다”며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득표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
반면 자크 로게 위원측은 김 위원의 선거공약이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자 “김 위원의 당선은 구시대(olddays)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호소, ‘개혁 대 반개혁’의 대결로 몰아가며 김 위원 흠집내기에 주력하고 있다.
‘미스터 클린’이라는 별명을 가진로게 위원은 “김 위원의 당선은 스캔들로 얼룩졌던 과거로의 회귀”라며 김 위원의 선거공약을 역으로 공격하고 있다.
IOC내에서 강대국의 위상을 보장받으려는 미국이 로게 지지로 선회한 것도 김 위원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샌디 볼드윈 위원장은 김 위원 지지에서 급선회, “로게 위원이 올림픽 이미지에 절대적으로 적합한 인물”이라며 추켜세우고 있다.
반면 중국의 허쩐리앙(何振梁) 위원은 “아시아, 아프리카와 남미가 김 위원을 지지하고 있다”며 “유럽쪽은 잘 모르겠지만 이번이 아시아인이 위원장에 선출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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