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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이집트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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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이집트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땅

입력
200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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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실 자그만 돛단배가 떠있는 나일강의 평온 위로 노을이 내려 앉는다. 강변에 늘어선 대추야자 숲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낡은 돛을 힘차게 밀어낸다.어디서 날아들었는지 백로들의 날갯짓이 아름답다. 별천지 같은 풍경 뒤로는 황량한 사막이 펼쳐지고, 그 끝 자락은 파도와 맞닥뜨린다.

거대한 피라미드와 웅장한 신전, 수수께끼 같은 동상 등 신비한 볼거리도 곳곳에 널려있다. ^

‘나일강의 선물’ 이집트.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이며, 천혜의 휴양지다. 카이로, 룩소, 아스완 등의 고대 도시에서는 문명의 흔적을 직접 더듬어 보는 쾌감과 함께 나일강 유람선의 낭만도 맛볼 수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싶을 땐 시나이반도의 세계적인 휴양지 샴알샤이크로 향한다. 진한 초록색의 바다 농장 나마베이에서 즐기는 각종 해양스포츠는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정도로 화끈하다. 유럽이나 동남아와는 다른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곳. .^

모노톤의 지루한 초상화 같은 사막 위를 날기를 한참, 구름 사이로 카이로 시내가 점잖게 모습을 드러낸다. ‘승리자’라는 말뜻답게 활기차고 복잡한 도시다.

누구나 머리 속에 그리는 것은 피라미드. 시내에서 링 로드(Ring Road, 고속도로)를 따라 버스로 약 30분 정도면 기자 지역에 다다른다.

가장 큰 것은 쿠푸왕의 피라미드. 대형 스핑크스와 함께 위용을 자랑하는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어느 왕의 무덤보다 거대하고 보존상태가 훌륭하다. ^

이집트의 도시와 유적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이 나일강이다. 사실 이집트 여행은 나일강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해질 무렵이면 펠루카라는 돛단배가 어김없이 나타나 미끄러지듯 수면 위를 누빈다. 카이로에서는 유람선 위에서 시내 야경을 감상하며 근사한 뷔페식까지 즐길 수 있다.

또, 전통음악과 밸리댄스 등 각종 공연도 구경할 수 있는데, 이집트 여행의 색다른 낭만을 즐기는 대가는 120 E£(이집트파운드, 한화 약 4만 원). ^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을 중심으로 동쪽을 산 자, 서쪽을 죽은 자의 땅으로 나누었다. 피라미드와 같은 무덤들은 황량한 나일강의 서안 사막지역에, 도시나 신전 등은 동안에 세워져 보존되어 왔다.

룩소의 유명한 유적지인 ‘왕들의 계곡’ 역시 나일강의 서안에 위치 한다. 투탕카멘 등 62개 왕족의 무덤이 발견된 이 계곡은 낮 기온이 섭씨 45, 46도까지 올라가는 한여름에도 외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동안에서는 룩소 신전과 카르낙 신전을 둘러볼 수 있는데, 특히 카르낙 신전은 가장 압도적인 파라오 유적으로 손꼽힌다.

^선선한 저녁이면 대부분의 유적지에서 ‘소리와 빛의 향연’을 만날 수 있다. 신전이나 피라미드 등에 비춰지는 은은한 조명과 함께 드라마틱한 역사극이 오디오로 공연된다.

한국어 공연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별빛 아래에서 호수나 강물에 비치는 신전의 환상적인 모습은 신비감을 고조시킨다.

^나일강을 거슬러 남쪽으로 향하다 보면 이집트문명의 최남단이자 최고의 겨울 휴가지인 ‘아스완’에 이른다.

하이댐 건설로 인해 수몰 위기에 처했던 람세스 2세와 그 부인 네페르타리의 신전이 옮겨 세워진 아부심벨이 멀지 않다.

신전의 웅장한 규모에 입이 절로 벌어질 정도다. 거기에다 이 신전이 4,000여 개의 조각으로 이곳에 옮겨져 조립된 사연을 듣고 나면 벌어진 입을 다물기 어렵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의 여행은 몸과 마음을 쉽게 지치게 만든다. 세계적인 유적들을 섭렵하느라 쌓인 피로도 풀면서 이국적인 분위기의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별천지가 이집트에 있다.

사막과 바다가 만나 환상적인 해변을 만들어내는 곳, 시나이 반도의 휴양지 샴알샤이크는 그 자체로 낙원이다.

특히 이 곳의 나마베이는 ‘바다의 농장’이라 불릴 정도로 산호초와 열대어가 풍부하다.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배우며 산호초 사이를 누비는 즐거움은 상상 이상이다. 패러세일링과 수상스키, 바나나보트도 스트레스 해소에 특효약이다.

^아랍계의 부호들이나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이곳에서 동양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개방적인 사고의 유럽인들이 많아서인지 여성들의 수영복도 원피스와 투피스, 1/2피스(?) 등 다양하다.

괌, 사이판 등 너무 알려진 곳에서의 해수욕이 싫다면, 유럽의 유명도시만 돌아다니는 배낭여행보다 신선하고 특별한 여행을 원한다면, 이집트로 떠나보는 게 어떨까?.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지만 막상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곳, 아직은 소설이나 영화로 보는 게 더 익숙한 신비의 나라 이집트. 그 곳에 가면 말로 다 못할 기대와 흥분, 낭만과 여유가 있다.

이집트= 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이집트 여행가이드

이집트의 여름은 태양과의 전쟁이다. 모자와 긴 옷, 자외선 차단용 화장품은 필수다.

룩소나 아스완 등 남쪽 지역은 한여름에 45, 46도까지 올라가지만 습도가 낮아서 그늘에서는그리 덥지 않다. 대도시의 경우 뜨거운 한낮보다는 밤에 더 활기가 넘친다. 기후때문인지 국민성은 낙천적이다.

복잡한 시내에서의 접촉사고(백미러가 떨어지는 정도)쯤은 그냥 지나친다.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어 준다거나 짐을 들어 주는 등 원하지 않은 서비스를 막무가내로 제공한다음 대가를 요구해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경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필요 없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비자는 카이로 공항에서받을 수 있으며 비용은 15달러. 무비 카메라를 휴대할 경우 공항을 빠져 나오기 전 세관에 신고해야 출국할 때 문제가 없다.

관광지 곳곳에서는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배치되어 조금 살벌해 보이는데, 이는 회교원리주의자 등의 테러로부터 관광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덕분에 치안은좋은 편이며 최근 몇 년간 테러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인천공항)-카이로간 직항 노선은 수요가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대한항공이 월요일과 목요일 (카이로 출발은 화, 금) 주 2회 출발하는데 이스라엘로 향하는 성지순례객들이 많아 빈 자리가 거의 없다. 두바이에서 1시간 정도 기착하는데 이를 포함한 비행 시간은 15시간 남짓.

갈아타는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면카이로-오사카(大阪)간을 운행하는 이집트 항공을 이용할 수도 있다.

국내선의 경우 이집트 항공이 카이로와 룩소, 아스완 사이를 매일 운항하며 샴알샤이크에도카이로와 룩소에서 항공편이 연결된다.

대부분의 도시 간 비행시간은 1시간 남짓이지만 연발착이 잦으므로 시간여유를 두고 움직여야 한다. 도시 간 버스도 있으나 배차 간격과 소요 시간이 너무 길고 에어컨이 없을수도 있어 불편하다.

카이로 시내의 택시요금은 대부분 흥정으로 결정하며 12~15E£면 시내 어디든 갈 수 있다. 1E£는 340원 정도.

피라미드를 비롯한유적지의 입장료는 보통 20E£를 넘지 않고, 펠루카라는 돛단배는 15E£, 선상만찬을 즐길 수 있는 유람선은 120E£정도면 승선할 수 있다.

여행문의 이집트 관광청 서울사무소 (02)795-0282 (www.touregypt.net), 아랍어 통역, 번역협회 홈페이지www.zur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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