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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경제는 어디로

입력
2001.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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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싸움뿐이다. 정치인 학자 교수 문화인, 그리고 언론인들이편을 갈라 사생결단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언론사 세무조사는 어느 틈에 우리 사회의 판도라 상자가 되고 말았다.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편을 가르고,싸움을 부채질 하는 탓이다.

■이 틈에 경제는 죽고 있다. 금융시장은 불안하고 주식시장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기업들은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태세다. 실업자가 늘 것은 뻔하다. 상황이 심상치않다. 그런데도 경제회생의 각오와 다짐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

여나 야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정치하는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다음정권뿐이다.

노숙자가 거리에 넘쳐 나고, 나라가 파산할까 노심초사하며 장롱 속 금반지를 꺼내놓던 엊그제를 정치인들은 벌써 까맣게 잊고 있다.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를 대하는 여야의 태도는 막무가내로 판이하다. 야당은 국정조사를,여당은 조세정의만을 외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무력화 시켜 차기 정권경쟁에서 유리할 것인가에 온통 정신이 팔려있다. 그래서 야당은 검찰수사에서미리 짜맞춘 결과만 나올 것이라고 예단하고, 여당은 야당이 집권하면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동원해 국민을 탄압할 것이라고 예단한다. 언론사의 탈세가 어쩌다가 차기 정권 문제에 연결됐는지 안타깝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막무가내 식 싸움이 각 분야에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언론계 학계 문화계에서 그런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방송은 신문을 조지고 신문은 방송을 조진다. 시민단체에서는 방송을 왜개혁하자고 안 하는지 모르겠다.

교수와 학자들 사이에선 수구ㆍ개혁 극우ㆍ극좌 논쟁이 일고, 문인들 사이에선 곡학아세(曲學阿世)논쟁이 인다.

이논쟁을 촉발시킨 한 여성의원은 취중 막말을 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X같은…’ 라는 형용사는 여성으로서 좀처럼 쓰기 거북한 언사인데,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이 어쩌다 그런 말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 안된다. 여야가 경제를 생각해서라도 이쯤에서 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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