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2일 각국의 인신매매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한국을 최하위권인 3등급 국가로 분류, 정부가 강력히 항의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미 국무부는 지난해 제정한 ‘인신매매 희생자 및 폭력 예방법’에 따라 전세계 8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인신매매보고서’를 이날 처음 발표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은미국 법규가 규정한 인신매매 근절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인신매매 퇴치를 위해 납득할 만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3등급 국가군으로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스라엘, 수단, 콩고, 터키,유고 등 23개국을 포함시켰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우리 정부는 이남수(李南洙) 외교통상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수정을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인신매매및 폭력피해자 보호법이 제시하는 기준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이 보고서를 조속히 수정해 우리 나라 상황이 정확히 반영되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미국무부가 사전 확인도 않고 한국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서술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히고, 미 국무부 인사에게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보고서의 조속한 수정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 보고서는 “한국이 전반적으로 지역 내 인권 및 민주주의의 지도국이긴 하지만 정부는 새롭게 부각하는 인신매매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거의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한국은 인신매매의 주요 거래국이자 통과국”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성적 착취 대상으로 주로 미국과 서유럽국가 및 일본으로 매매되고 있다”며 “중국 등 외국 여성들도 한국을 통해 미국과 전세계 다른 지역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1등급 국가군에 대만, 홍콩, 스위스,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12개국을 포함시켰으며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프랑스, 인도,방글라데시, 필리핀, 태국, 베트남, 멕시코, 브라질 등 47개국은 2등급 국가군에 분류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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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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