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치기현 시모쓰가(下都賀) 지구가 최초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편찬한 역사교과서를 관내 30개 공립중학교의 교재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육 당국자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큰 논란을 빚고 있다.도쿄(東京)신문은 13일 고야마(小山)시를비롯한 10개 기초단체 교육위원·교육장으로 구성된 교과서채택협의회가 문제의 교과서에 대해 낮은 평가를 내렸던 조사위원회의 비교·평가 자료를 완전히뒤엎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도치기현 교육위원회가 문제의 교과서 채택을 염두에 둔 ‘선정 자료’를 내려 보냈다고 전했다.
시모쓰가 지구는 도치기현내 8개 지구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공립학교에서 우익교과서가 채택된 것은 처음이어서 다른 지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이번 채택과정은 현장교사의 영향력 배제를 외쳐온 ‘만드는 모임’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공립학교 교과서 채택권은 교육위원회에 있지만 지금까지 전문가인 현장교사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에 평가를 위촉하고 그 결과를 자동승인해 왔다.
또 도치기현 교육위원회는 사전에 교과서 선정자료를 내려 보내면서 기존의 4항목 가운데 ‘국제협력’을 삭제했다.
‘선정자료’는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애정을 깊게 해 국민으로서의 자각을 일깨운다’는 등 3항목을 기술했으나 ‘일본과 외국 역사·문화의 깊은 관계를 생각하게 하고, 타민족의 문화 등에 관심을 갖게 해 국제협조의 정신을 배양한다’는 항목을 의도적으로 뺀 것으로 밝혀졌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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