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일본의 철강업무 주무부처인 경제산업성에 자그마한 연구모임이 출범했다.가칭 ‘철강업 경쟁력 강화와 장래전망 연구회’다.경산성 철강과에 사무국을 두고 도쿄(東京)대학원의 한 교수가 회장을 맡은 이모임에는 경산성 제조산업국장, 신일철 등 일본 철강 6사의 임원, 일본철강연맹, 일본철강협회 등 간부 10여명이 참여했다.
정부, 업계, 학계등철강산업 관련자들이 모두 모여 일본 철강산업의 미래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자리이다.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과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인접국가의 맹렬한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90년대부터 합병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일본 철강업계가 이제는 향후 10~20년 후의 중장기적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이모임을 다룬 한 일본경제신문은 분석했다.
반면에 우리는 어떤가. 세계적인 산업 구조조정의 대세 적응은 고사하고, 공멸(共滅)의 위기라도 막고 보자며 산업자원부가호기(豪氣)있게 들고나온 ‘7대업종 자율 구조조정’은 어디로 가고있는가.
그간 장ㆍ차관이 바뀌고, 주무 국장이 전보되면서 7대업종 자율구조 조정은 주무과 문을 나서면 용어 자체를 듣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한 마디로 관심을 가지고 ‘챙기는’ 간부가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외환위기 직후 ‘빅딜’ 후유증에 데여 ‘긁어 부스럼 만들 일 없지 않느냐’며 골치 아픈 현안은 가능한 한 외면하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服地不動)도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그렇게 반 년이 흘렀고, 산업은 골병이 들고 있다. 그 중에 철강(전기로)도있다.
구조조정을 넘어 20년 뒤의 경쟁력을 걱정하는 정부와 기업이 일본에 있다면,우리는 ‘시장주도ㆍ상시 구조조정’의 공허한 구호 뒤에 안주하는 정부와, 당장의 이익만을좇는 기업이 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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