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의 이목은 모스크바로 향해 있다. 지난 21년간 올림픽운동을 이끌어온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81ㆍ스페인)위원장의 후임자를 뽑는 제8대 IOC위원장 선거가16일(한국시간) 제112차 모스크바 총회(세계무역센터)에서 실시되기 때문이다.더욱이 한국의 김운용 IOC집행위원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있어 107년의 IOC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인(유색인) 위원장 탄생여부가 이번 총회의 최대 하이라이트이다.
위원장후보로는 김운용위원과 함깨 딕 파운드(캐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위원장, 자크 로게(벨기에) 집행위원, 팔 슈미트(헝가리) 위원, 아니타 디프란츠(여ㆍ미국)부위원장(이상 기호순) 등 5명이 나서 사상 유례없는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투표일을 불과 나흘 앞둔 12일 현재 세계주요언론들은 1차 투표에선과반수 득표자가 나오기 어렵겠지만 최종투표에선 김 위원과 자크 로게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4월 IOC윤리위원회가IOC위원들에게 공개적인 지지의사 표명을 금지시키는 등 엄격한 지침을 내려 투표권을 가진 위원들의 성향파악이 쉽지 않다.
최근 LA타임스와 유에스투데이등 미국의 유력지들이 김 위원의 당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지만 AP통신은 김 위원과 자크 로게가 서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고 보도하고있다.
김 위원측에서는1차 투표결과를 김운용 50표, 로게 40표, 파운드 20표로 예측하고 있는 반면 로게측은 반대로 로게 50표, 김운용 37~40표, 파운드20표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122명의 IOC위원중 절반 가까운 57명의 유럽세를 등에 업은 자크 로게가 아시아(21표)와 아프리카(15명)를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김 위원보다 외견상 다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측은10일 샌디 볼드윈 미국국가올림픽위원회(USOC)위원장의 적극 지지를 받고 고무돼 있다. 왜냐하면 아니타 디프란츠가 후보로 출마, 1차에서는 투표권이없지만 2,3차 투표까지 갈 경우 미국의 입김이 센 미주대륙의 지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승부의 최대변수는 24표를 갖고 있는 미주대륙의표가 파운드와 디프란츠의 탈락이후 어디로 향할 것인가에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2008년 하계올림픽개최지 결정. 13일로 예정된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투표가 위원장 선거에 돌출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베이징이 개최지로 결정될 경우 유럽과 미주가 단결,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자크 로게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김 위원측은 아시아ㆍ아프리카의 이탈표를 최대한 막는 한편 중남미와 동유럽쪽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결국 IOC위원장 선거는 김 위원의 지론처럼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과반수 나올때까지 '녹다운제'투표
위원장은 IOC위원들의무기명 비밀투표로 선출된다. 선거방식은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가장 표가 적은 후보부터 차례로 떨어뜨리는 녹다운제를 채택하고 있다.5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위원장 선거는 최악의 경우 4차 투표까지 갈 수 있다.
현재 IOC위원은79개국 122명. 그러나 후보 본인은 물론 같은 국적의 IOC위원도 투표권이 없다. 따라서 한국(2) 벨기에(2) 헝가리(2) 캐나다(4) 미국(4)등 14명의 위원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가 없다.
또 총회를 주재하는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도 투표에 참여할 수 없는데다 체코 인도네시아 아이보리코스트 출신의 위원 3명이 개인사정으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16일 위원장 선거에는 총 104명의 위원만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 당선되려면 과반수(52표)이상인 53표만 얻으면된다. 1차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3차 투표까지 갈 경우 탈락한 후보 및 같은 국적의 IOC위원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김운용위원 선거공약
김운용 위원의 선거공약은△과도한 상업주의 배제 △올림픽의 거대화 지양 △지나친 프로주의 규제 △반도핑과의 투쟁 등 4가지로 대별된다. 상업주의에훼손된 올림픽의 숭고한 이념을 고양하면서 청소년 교육과 인류평화를 중시하고, 전세계의 보편성과 조화에 기반을 둔 올림픽헌장을 충실히 지켜나가겠다는것이다.
김 위원은 또 IOC의운영방침으로 보편주의를 강조한다. 즉 5개 대륙의 고른 지지를 받으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융합시키고 종목별 국제경기연맹과 NOC(국가올림픽위원회)의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IOC위원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1998년) 유치과정서발생한 뇌물스캔들로 인해 마련된 200달러 이상의 선물수수금지, 올림픽유치 희망도시 방문금지 등의 조치는 IOC위원의 자존심과 명예를 훼손시킨다고판단, 시정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IOC의 비용으로 올림픽 유치희망도시 방문을 지원하는 등 IOC위원들의 일할 권리를 돌려주겠다는 것이다.사마란치 위원장의 기념관건립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IOC위원장의 위상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관장하는 IOC위원장은 국제스포츠계를 움직이는 ‘세계스포츠의 대통령’이다. IOC위원장은 교황이나 유엔사무총장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세계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국가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다.
위원장이 묵는 숙소에는 IOC기와 함께 위원장 국적의 국기가 게양된다. 또 IOC위원장이요청할 경우 당사국은 국가원수와의 면담을 주선해야 한다. IOC위원장의 임기는 8년이며 한차례 4년 연장이 가능하다.
위원장의 주된 임무는동ㆍ하계올림픽을 주관하며 79개국 122명의 IOC위원을 대표하고, 35개 올림픽종목과 26개 IOC인정종목 등 61개 국제경기연맹(IF),199개 회원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총괄하는 것이다. 위원장은 또 국가별 방송사, 기업체 등 스폰서와 협력하면서 올림픽운동을 지구촌에 확산시키는책임자다.
IOC 내부적으로는 최고의결기구인 총회와 집행위원회의 의장을 맡으며 각종 위원회를 설치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위원장은 모든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할 수도 있다. 막중한 권한과 의무를 갖고 있는 위원장은 107년 IOC 역사에서 7명만이 배출됐다.
특히 김운용 위원과여성이자 흑인인 아니타 디프란츠(미국) 위원은 유색인종으로는 사상 처음 IOC위원장에 도전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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