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청동 대불 건립 논란을 계기로 불사(佛事) 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조계종 중앙신도회가 1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문화교육관에서 개최한 ‘현행 불사문화의 점검과 바람직한 방향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불사 문화 전반에대한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졌다.
발제에 나선 진철승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선종에서 불사란 불법을열어보이는 것, 즉 교화설법과 수행”이라며 사찰이나 불상 세우기로만 굳어져 버린 불사문화에 문제를 제기했다.
진 위원은 특히 “한국 불교사에서 요즘처럼 대형불사가 난립한 경우는 없었을것”이라며 “법주사, 동화사, 낙산사, 봉은사 등 조계종이라는 선종 사찰에 지장, 미륵, 약사의 대형불상이 조성되는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불사 추진을 위한 종단 내의 논의가 활성화하지 못하고 대형 불사에 대한 견제장치가 없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평래 충남대 철학과 교수도 “불사는 부처가 중생을 구제하려고 베푸는 자비활동으로현재적 의미로는 포교와 관련된 것”이라고 정의하고 “그러나 요즘은 불상 조성이나 사원 건립, 범종 주조를 불사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교수는 또 “불교의 정수는 절이나 탑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살아있는 부처의 가르침”이라며 “청동 대불 조성이 본래 의미로서의 불사, 즉 포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 연 중앙신도회 사무총장은 “현행 종법에 따르면 각종 불사는 당연히 출가자와 재가자로구성된 사찰운영위원회의 협의대상”이라며 “그러나 대부분의 사찰이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은 물론 사찰운영위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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