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일 인도 아그라에서 열리는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페르베즈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이번 회담은 각각 핵무기를 보유한 채 대치해온 남아시아의 양대국이 긴장을 완화하고화해를 이룰 수 있는 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양국이 1999년 카슈미르 지역에서 전면전 직전까지 치달은 무력 충돌이후 대화를단절한 지 2년만에 열리는 것이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 까지는 핵 보유국간의 대립을 우려한 미국의 적극적인 물밑 중재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국은 회담을 눈앞에 두고도 의제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획기적인 관계 개선책이 도출될 지는 불투명하다.
최대 쟁점은 카슈미르지역의 귀속권 문제. 두차례나 충돌이 벌어졌던 이 지역은현재 인도가 3분의 2, 파키스탄이 나머지를 점령하고 있다.
이슬람교도가 인구 대다수를 점하는 이 지역을 놓고 파키스탄측은 주민투표로 귀속권을결정할 것을 주장해온 반면 인도측은 ‘고유의 영토’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도 양측의 입장차는 두드러진다.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대통령은회담을 사흘 앞둔 11일 국영 파키스탄 TV과의 회견에서 “카슈미르 분쟁의 해결 없이는 양국 관계 개선에 어떠한진전도 있을 수 없다”고 말해 이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인도는 카슈미르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인도는 카슈미르뿐아니라 양국간 포괄적인 신뢰구축 방안, 핵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도는 앞서 신뢰구축을 위한 조치로 파키스탄인에대한 비자발급 완화, 자국내 파키스탄인 죄수 400명 석방, 파키스탄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 완화 방안 등을 발표했다. 또 핵 문제를 협의할전문가기구 공동 구성도 제안했다.
파키스탄측은 인도의 일방적인 제안들을 일축하고 있는 상태. 파키스탄 언론들은“인도가 회담에 앞서 일반 국민과 국제사회의 환심을 살 만한 사안을 발표한 것은 회담이 실패로 끝날 경우 돌아올 비난을 피하려는속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양 정상이 모두 회담의 성공을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어떻게든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도 “한 번의 회담으로 돌파구가 열리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대화를 계속하다보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