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름다운 까닭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그 뒤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송재찬(51)씨의 창작동화집 ‘이 세상이 아름다운 까닭’(대교출판 발행)은 그런 숨어 있는 우리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미는 ‘영리한 여우’라는 별명을 가진, 모범생 초등학교 6학년. 다미의 학교에는 ‘동그라미 모임’이라는 특별활동이 있다.
학교 내에서도 공부 잘 하는 아이들만 뽑혀 가입하는 단체다. 해마다 이 단체는 ‘형제잔치’라는 행사를 한다. 고아원 보육원 등을 방문하거나 초대해서 형제처럼 지내다 오는 행사다.
올해모임이 열리는 장소는 어린이대공원. 다미는 초대돼 온 ‘하루 동안 형제처럼 지내야 할 불쌍한 아이들’을 보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정신박약 아들이었다. “후유, 신나게 노는소풍인 줄 알았는데…. 게다가 또 정박아야? 4학년때도 정박아였는데.” 못 이긴척 아이들과 점심을 나눠먹었다.
잠시 후 비가 쏟아지고 비를 피하러 들어간 팔각정에서 누가 다미의 옷깃을 끌더니 뒤로감추었던 손을 내민다.
점심을 먹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던, 자기와 짝이 됐던 말 못하는 아이였다. 손에는 제비꽃 한 송이가 들려있었다.
다미는그 아이의 목에서 낯익은 빨간 목걸이를 발견한다. 그 목걸이는 2년 전 형제 잔치 때 다미가 준 목걸이었다.
그 아이는 처음부터 다미를 알아보았던것이다. 다미는 “그 때 그 애가 너였어?” 물으며 눈물을 글썽인다.
어릴 때 거름 속에서 주운 보잘 것 없는 말굽자석을 평생 간직하며 그 자석을 닮은 아치형 대문이 있는 장난감을 만드는 완구회사 사장이 된 할아버지의 이야기(‘말굽 자석’), 부도로 실패한 아버지가 고향땅을 밟고 동심의 아련한 추억 속에서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하는 이야기(‘눈내린 달밤’).
송재찬씨의 동화들은 어른 세계의 아프고 쓰린 현실에 바탕해 있으면서도 거기서 어린이들을 위한 참된 아름다움의 편린을 찾아내 보여준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그는 ‘돌아온 진돗개 백구’ 등 많은 감동적 동화들을 발표한 작가.
송씨는 “자신의 어린이다운 마음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줄 모른 채 어른들 흉내를 내는 친구, 편한 것을 좋아하고,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친구들을 보며 똑똑하다는 이야기까지하는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어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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