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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외자유치 후유증…외자, 이제 藥아닌 毒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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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외자유치 후유증…외자, 이제 藥아닌 毒인가

입력
200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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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유치의 후유증이 가시화하고 있다. 환란직후 외환유동성의 절대부족 상황에서 외자유치는 기업과 경제 전체의 구세주로 여겨졌지만 점차 주주간, 주주-경영자간, 주주-종업원간 불협화음이 노출되면서 ‘외자의 옥석(玉石)’을 가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배당전략은 대표적 부분. 경영자나 기존 대주주쪽에선 이익이 많이 나더라도 기업 내실화와 장래 투자재원준비를 위해 내부유보를 늘려야한다는 입장이나, 외국인 투자가들은 단기이익실현을 위해 고배당을 원하는 사례가 많다.

‘황제주’로 각광받던 태광산업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들의 고배당 요구 때문에 상장폐지검토까지 공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로 인수된 에쓰-오일은 올해부터 3년간 75%, 2004~2005년엔 100% 배당을 선언, 타 업체들로부터 ‘외국인 대주주를 위한 과도한 배당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으로 감독당국 및 노조와 마찰을 빚었던 제일은행 사례 역시 결국은 이익배분을 둘러싼 갈등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도 이익사용 및 분배방법을 놓고 주주와 경영자간 이익대립이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주주가 외국인이란 점에서 갈등은 더욱 커질 소지가 있다.

특히 최근추세는 장기산업자금 아닌 단기성 포트폴리오 자금(펀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마찰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제일은행(뉴브리지캐피탈) 한미은행(칼라일) 등 금융기관들은 이미 상당수 외국계 펀드 손에 넘어갔으며, 금융당국 정책노선과 잦은 불협화음을 노출하고 있다.

해태제과를 인수한 UBS컨소시엄도 사실 제과업과는 무관한 투자펀드이며 해외주식예탁증서(DR)발행을 통한 외자유치가 늘어나면서 하이닉스반도체 한국통신 등 주요 기업들은 외국기관 투자가들의 지배력이 커졌다. 하이닉스의 경우 외자유치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주전환요구가 빗발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한국경제연구원 황인학(黃仁鶴)법경제연구센터소장은 “외국투자자와 국내주주 및 경영자간 이해의 상충소지가 많은 만큼 장기적으로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한후 투자를 유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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