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피임약이라고요? 지금 60, 70대 초반 여성들에게 먹는 피임약에 대한 1960년대 기억은 쓰라림 그 자체일지 모릅니다.임신 공포로부터의 해방을 원했던 여성에게 영구 불임이나 엄청난 신체 부작용 같은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었으니까요.
피임약 잘못 먹으면 큰일 난다는 교훈을 몸소 체험했던 어머니세대들이 어떻게 딸에게 피임약을 권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요즘 산부인과 의사들은 적절한 피임법을 궁금해하는가임기 여성, 특히 20, 30대 신혼여성에게먹는 피임약을 많이 권합니다.간 큰 의사 말 다 믿을 것 없다구요?
먼저 1960년대 피임약과 2000년대의 피임약은 무척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성학자들이 여성운동, 아니 여성학의 태동 원년으로 삼고 있는 1960년 피임약 개발 당시, 피임약 한 알에는 무려 150㎍의 합성 에스트로겐(에치닐에스트라디올)이 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개발된 피임약은 개발 당시보다 거의 5분의 1인 30㎍ 밖에 안 되는 저함량이죠. 한국 오가논의 ‘머시론’ 같은 경우 에스트로겐 함량은 20㎍ 밖에안 될 정도입니다.
프로게스틴 함량도 매우 낮아졌습니다. 그래도 메스꺼움, 두통 등 불편한 증상은 여전하다구요?
여성에게 스스로 임신을 선택하는 권리를 안겨다 준 피임약. 그 피임 약을 선택하느냐 여부는 철저히 여성 본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전세계 9,000만 명 여성이먹는 피임약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경구 피임약의 안전성을 반증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경구피임법이 여러 피임법 가운데 영국(39%)이나독일(53%) 프랑스(49%)에서는 가장 흔한 방법이 된 지 오래입니다.
우리에게는 안타깝게도 경구피임약은 겨우 1.8%밖에 안 되고, 불임수술이전체 피임법의 36.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우리나라 먹는 피임약 시장 규모는 120억 원 정도. 세계 피임약 3대 메이커인 오가논,쉐링, 와이어스 제품이 모두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피임약은 한국 쉐링의 마이보라(49%)입니다.
그 다음이역시 쉐링제품인 미니보라(21%)이며, 오가논의 머시론(20%)이 뒤를 잇고 있죠.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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