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2단계 기업규제 혁파’를선언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규제개혁을 해보자는 취지다.이를 위해 산자부는 무역 투자 유통 노동 공장설립 금융 등 분야별 9개반 50개 실사팀을 편성, 300개 기업을 방문 조사하기로 했다.
DJ정부 출범이후 추진된 1차 규제개혁은 ‘규제 50% 혁파’라는목표와, 3,300건에 이르는 규제완화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규제는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기관별로 규제혁파 목표를 할당하고 단기간내 그 성과를 평가하는 식으로 추진돼 덩어리규제ㆍ핵심규제는 손도 못 댔다는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관련 장재식(張在植) 산자부 장관은 “공부못하는 학생이 엉뚱한 데에다 밑줄을 그어놓은 격”이라고 흥미로운 비유를 했다.
하지만 산자부가 마련한 규제혁파 추진계획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산자부는 실태 자료검토와 실사팀 교육 등을 거쳐 이달 18일 조사팀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10일간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내달 말 경제정책 조정회의나 규개위에 상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실제 조사기간은 보름에 불과하다.
반면에 11개 경제부처의 기업활동 관련 규제 건수만도 7월 현재 4,272건. 산술적 비교가 무리인 것은 사실이지만, 편의상하루 평균 285건의 규제 운용실태를 실사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기업규제 개혁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책과제이기 이전에 국가의 장기운영소프트웨어를고치는 작업이다.
역대정권의 규제개혁이 매번 구두선(口頭禪)에 그친 것은 그만큼 규제혁파가 지난(至難)한 작업이라는 반증이다. 장 장관의 말처럼 이번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제대로 밑줄을 치기 기대한다.
경제부 최윤필기자 walden@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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