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사는 김모(58)씨. 지난해 말 퇴직금으로 받은 2억원을 은행에 넣어두었으나 금리가 잇따라 하락하면서 월이자가 82만원에 불과해지자 주변의 권유에 따라 예금을 인출,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10일잠실지구 부동산중개업소에 들른 김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인터넷에 1억8,000만~1억9,000만원이라고 소개돼있던 잠실 2단지 13평형 아파트는 2억500만원에도 매물이 없다는 중개업소의 설명 때문.
잠실2단지 13평형 소유자는 추후 재건축 때 1억2,000만원 가량의 건축비를 부담해야 하는데다 금융비용까지 합치면 주변의 같은 평형 아파트 시세보다 오히려 높은 상황인데도 하루가 다르게 값이 뛰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부동산에서도 비슷한 설명을 들은 김씨는 결국 “2억원짜리 급매물이 나오면 즉시 연락해달라”는 메모를 남기고 돌아왔다.
■ 저밀도 아파트 '싹쓸이 투자’열풍
김씨가찾은 잠실지구를 비롯, 서울의 재건축ㆍ재개발 예정 아파트단지와 수도권 저밀도 아파트단지는 이미 ‘싹쓸이 투자’ 열풍 속에 휩싸인 상태다.
또한임대수익이 많이 떨어지긴 아직도 은행예금보다는 훨씬 높은 연리 12% 수준의 임대료를 챙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국적으로 소형아파트에 투자하려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경매시장도달아오르고 있다. 올 1월 80% 선이던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지난달 88.4%까지 치솟았다.
송영민(宋榮民) 리얼티코리아 대표는 “낙찰률이 88.4%라는 것은 1억원짜리 아파트가 8,840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라며 “각종 부대경비까지 감안할 때 80%이상의 비율로 낙찰되면 거의 수익이 없지만 경매에 참여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 시중자금 갈 곳은 부동산 뿐(?)
400조원에이르고 있는 시중은행의 실세 총예금은 낮은 이자 때문에 수익성을 좇아 ‘투기자금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이 지속된다면 갈 곳 없는 돈이 실물자산(부동산)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광호(漢光鎬)21세기 컨설팅 팀장은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 등에 자극받아 하반기에도 부동산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하반기에는 리츠와 같은 간접투자상품이 출시되면서 자금의 부동산 유입을 가속화할 것이므로 정부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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