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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몰라라' 고이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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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몰라라' 고이즈미

입력
2001.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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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역사교과서 문제를 둘러싼 한중 양국의 거센 반발에 대해“8월15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후에 보자”는 식의태도를 보이고 있다.그는 9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나 교과서 문제를 하나 하나 협의한다고 상대방이 ‘좋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참배후에 협력관계의 유지발전을 모색하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의 반발에 당분간 대응하지 않겠다는 말이자, 일단 신사 참배를 강행한 뒤 매듭을한꺼번에 풀어보겠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외교 미경험이최대 결점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그가 다시 외교에서 ‘악재’를 만나자 당혹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최근 미국과 유럽 순방에나서 외교무대에 데뷔했으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외교 수완의 잣대인 한중 양국과의 관계마저 망친 것은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우선 골치아픈 문제를 29일 참의원 선거 뒤로 미뤄 시간을 벌 수밖에 없다는 차선책을 택한 것이다.

이런 판단은 여론의동향 때문이다. 10일 일제히 보도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유권자들은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讀賣)신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꼽은 선거쟁점은 경기 대책(71.5%), 경제구조 개혁(41.2%), 환경문제(35.1%), 사회보장(33.2%) 등의 순이었고외교·안보 문제는 11.2%로 최하위였다.

더욱이 교과서 문제는야스쿠니신사 문제와 얽혀 있어 더욱 해결하기 어렵다. 그로서는 여러 차례 공언했고, 정치적 후견인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와의약속이기도 한 참배를 단념하기 어렵다.

한중 양국과의 외교 마찰는 유권자의 관심 밖에 있지만, 참배 공약에 대해 ‘식언’할 경우 인기에 찬물을끼얹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참의원 선거에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외교 실점은 감수하겠다는 게 고이즈미 총리의 속셈이라고 볼 수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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