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 하락과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대거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10일 금융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5일콜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0.2~0.3%씩 내리는 등 예금 수익률이 급락하고 주가가 600이하로 무너지자부동산투자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계는 올 상반기 중에만 100조원 규모의 자금이 금융시장에서 부동산시장으로 이동했으며 현재 같은 주식시장 침체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에는 더욱 큰 규모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급속히 쏠릴 것으로예상하고 있다.
서울 잠실ㆍ반포ㆍ청담ㆍ도곡지구 등 재건축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부동산마다 연일 아파트 구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대도시 상가건물, 오피스텔, 경매시장에도 투자자의 발길이 부쩍늘고 있다.
5일 마감된 서울 6차 동시분양에서 서울 강남구 양재동의 신영체르니아파트는 23평형이 무려 2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실시된 문정동 삼성 래미안 33평형 경쟁률은 705대 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경기침체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자산가들이 주식이나 회사채에 투자하기 보다는 실물자산에 묻어두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중 금리 하락→주식ㆍ회사채 시장 활성화와 소비촉진→기업 자금난 해소, 수익성 개선→경기 상승이라는 선순환고리가 형성되기 보다는 시중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투기 붐이 재연되면서 경기침체 속에 부동산가격만 폭등하는 망국병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중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97년 환란이후 최고치인 7.74%가 올랐고 특히 재건축아파트는 무려 21.04%가 상승했다.
강형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전반적인 경기상황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 있는데 소형아파트 등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부동산시장 흐름을 예의 주시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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