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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니세비치 윔블던 쾌거에 "옛 왕국이 코트서 부활"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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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니세비치 윔블던 쾌거에 "옛 왕국이 코트서 부활" 감격

입력
2001.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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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왕국이 1,000년만에 코트에서 재탄생했다.” 세계랭킹 125위 고란 이바니세비치(29ㆍ크로아티아)가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우승컵을 거머쥔 9일 밤(한국시간). 런던의 이브닝 스탠다드는 이바니세비치의 승전보를 1044년 처음 독립국가로 태어난 크로아티아의역사에 비유했다.또 이바니세비치가 태어난 아드리아해안가 소도시 스플리트의 기온은 섭씨 35도였지만 이날 밤엔 열기로 높게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수도 자그레브를 비롯, 크로아티아는 광란의 도가니 자체였다. 클라이막스는“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우승컵을 이렇게 4수 끝에 차지한 게 운명같다”라며 이바니세비치가 눈시울을 붉힌 때였다.

BBC 해설자로 나선 ‘코트의 악동’ 존 맥켄로(미국)가 “이바니세비치는 영리하지 못해 단순하게 서브에만 의지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시내 카페에서는 “당신은 천재다”라는 제목의 유행가가 흘러나왔다.

비슷한 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있던 크로아티아의 총리는 “테니스를 먼저 보고난 뒤 하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풀세트 승부가 이바니세비치쪽으로 기울자 흥분한 크로아티아의 젊은이들은 거리로뛰쳐나왔다.

경적소리가 자그레브시 전체를 휘감은 가운데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세계가 모두 당신의 실력을 의심했지만 챔피언이 됐다”는 축하인사를 건넸다. 현재 모나코 몬테카를로에 집이있는 이바니세비치가 고국에 들어갈 경우 15만명 이상의 환영인파가 줄지어 기다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불 같은 성미로 라켓을 자주 부러뜨리고,윗옷을 벗어던지며 축하세레모니를 하는 행동으로 유명한 이바니세비치가 이제부터 국빈이 됐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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