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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서울이 역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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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서울이 역시 좋아

입력
2001.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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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좋다. 거기엔 권력과 돈과 정보가 몰린다. 기업이 생기고 일자리가 불어난다. 오락시설, 문화시설, 재교육시설, 복지시설이 집중한다.좋은 대학들이 거기에 있다. 이들 대학에서 공부한 졸업생들이 정부기관과 기업체에 취직하여 점점 권력을 키워간다.

그들은 이 권력을 이용하여 그들이 사는 서울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간다.수돗물 한 모금을 놓고도 서울은 지방과 다르다. 지방에선 상수원 고갈로 고민할 때, 서울에선 몇 마리의 바이러스를 놓고 격렬할 논쟁을 벌인다.

■30여년 전 소설가 이호철은‘서울은 만원이다’고 외쳤다. 그 때 서울 인구는 300만이 안되었다. 만원은 커녕 지금도 계속 지방인구를 빨아들인다.

경제발전의 덕택이라고 할까. 만원버스는 지하철로, 판자촌은 고층 아파트로 바뀌며 서울은 고무풍선처럼 불어났다.

그래도 넘치면 경기도로 흘러 보내면 되었다. 저수지가 범람하면 주변 산야를 적시듯, 경기도는 서울의 범람지역이다.

■지금 정부 여당 안에서는 판교신도시 개발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어쩌다 개발의 불도저 바퀴 자국이 아직 새겨지지 않은 서울 근교의 흔치 않는 땅이다.

서울시, 경기도,성남시, 민주당이 뒤엉켜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이곳에 큰 벤처단지를 유치하려는 경기도의 지역개발 의욕에서 비롯된 갈등이다.

경기도 출신 국회의원들과 대통령 잠재후보까지 거들고 있으니 어디로 갈 것인지는 뻔해 보인다. 수도권 비대화를 걱정해서 제시한 정부와 민주당의 전원형 환경친화 도시는 표를 계산하는 정치논리 앞에 온전할 수가 없게 됐다.

■정부는 세계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자랑한다. 그러나 인터넷 정보도 늦다며 벤처 기업은 더욱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

인구도 산업도 집중되어 수도권이 침몰할 지경이다. 반면에 지방은 쇄락해 허공에 뜨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고속도로와 정보고속도로를 만들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들이모두 나서서 지방에 힘을 실어 줘도 서울의 인력을 감당하기에 벅차다. 역시 서울을 5,000만 수도권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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