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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브랜드마케팅 新경영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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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브랜드마케팅 新경영 '화두'

입력
2001.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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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남부 휴양도시 세비야.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무대이기도 한이 고도(古都)의 하늘에 6월23일부터 7월1일 사이에 형형색색의 대형 열기구들이 떠올랐다.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세계항공올림픽(World Air Games)’에 참가한 각국 대표팀의 이 열기구엔 한결같이 ‘LG 플래트론’ 이라는 마크가 대문짝만하게 찍혀 있었다.

LG전자와 열기구는 무슨 관계? LG전자는 2년 전부터 유럽지역에 수출중인 완전평면모니터 ‘LG 플래트론’을 홍보하기 위해 이 대회를 공식 후원했다. 비용은 미화 100만 달러.

하지만 “후원비로 지급한 액수의 10배가 넘는 1,000만달러 이상의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이 LG측의 계산이다. 전세계 75개국에서 온 기자단의 현지 보도는 물론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디스커버리’, ‘유로 스포츠’ 등의 생중계에 따른 접 홍보효과 덕이다.

▼신경영의 화두 ‘브랜드 마케팅’

“무한경쟁에서살아 남으려면 일류 브랜드를 육성하라.”

‘브랜드 마케팅’이 기업 경영의키워드로 등장했다. ‘값싸고 질좋은’ 제품 개발에 열정을 쏟던 기업들이이젠 무형의 자산인 ‘브랜드’를 개발하고 키우느라 여념이 없다. 브랜드 가치의 상승이 곧 기업가치이고, 브랜드파워가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통하는 시대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마케팅본부 정석진(30) 연구원은 “제품의 내용과 품질이 평준화하면서 이젠 소비형태도 품질을 우선시하는 기능적 소비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만 사는 기호성 소비로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의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를 갖지 못한 회사라면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수출업체의 경우 과거같으면 남의 상표로라도 물건만 팔아치우면 그만이었지만 이젠 내 상표, 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안간힘이다. 지구촌의 공용어인 ‘스포츠’를 통한 브랜드마케팅이 대표적 예다.

LG전자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스포츠대회 대신 수출 대상국의 인기 스포츠만 후원하는 틈새 마케팅을 펼치고있다. 중동지역에선 왕족을 겨냥해 낙타 경주대회와 골프대회를 후원하고 있고 인도에선 크리켓 월드컵 리그대회, 영국에선 BT세계요트대회의 공식 후원사로 나섰다.

다국적 광고대행사인 ‘오길비 앤 마더(Ogilvy & Mather)’를 통해 글로벌 이미지광고도 제작해 각국에서 방영중이다.

박세리를 통한 ‘골프 마케팅’으로 재미를 본 삼성전자는 TFT-LCD모니터와 MP3플레이어, DVD플레이어 등 디지털제품군의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3년까지 브랜드가치를 200억달러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아날로그제품과 주문자상표표시생산(OEM)을 대폭축소하겠다”고 공식선언한 상태.

이 달초엔 오일 달러 증가로 디지털제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동지역을 겨냥해 두바이에 상설 디지털 체험관(삼성 디지털어드벤처)을 개관하기도 했다.

브랜드 마케팅엔 업종이 따로 없다. 철강업체인 포철은 ‘POSCO’라는 제품 브랜드를 핵심 자산으로 키우기 위해 ‘철이 없는 세상’을 주제로 최근들어 글로벌광고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도를반영하듯 브랜드 전문 컨설팅업도 호황이다. 아더앤더슨, 액센츄어, 한국능률협회 같은 종합컨설팅 업체를 비롯해 제일기획, LG애드 등 광고업체들도 전담부서를 따로 설치하는 등 브랜드 컨설팅의 비중을 갈수록 높이고 있다.

▼1위 브랜드만이 살아 남는다

‘제록스(Xerox)’라는 미국의 복사기 브랜드는 오늘날 ‘복사하다’는 의미로 사전에까지 등재됐다. 지속적인 브랜드 마케팅의 결과다. 시장 1위 브랜드는 이처럼 관련 제품군 전체를 대표할 수도 있다. 그만큼 브랜드 파워의위력은 막강하다.

‘미원=조미료’, ‘버버리=트렌치코트’ ‘에프킬라=살충제’ ‘대일밴드=반창고’ 등이 유사한 예다. 결국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시장1위 브랜드라는 얘기다.

하지만 브랜드의 세계엔 ‘영원한 1인자’도, 대기업과 소기업의 구분도 없다. 회사의 노력과 투자, 아이디어에 따라 브랜드의 순위는 수시로 뒤바뀐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올 3월 전국의 성인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3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부문에선 삼성중공업과 대림산업의 ‘쉐르빌’과‘e-편한세상’이 아파트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현대아파트를 제치고 각각 1, 2위로 뛰어올랐다.

에어컨 부문에선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거느린 대형가전사들의 집중 공략에도 불구하고 중소업체인 만도공조의 ‘위니아’ 에어컨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브랜드 파워가기업의 성패와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브랜드 가치

브랜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브랜드가치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코카콜라는 자그마치 725억달러(한화 약 94조원). 지난해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추산한 수치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702억 달러(약 91조원).

지난해 산업정책연구원(IPS)이 발표한 국내 브랜드 자산가치 조사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11조9,470억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LG그룹은 5조2,218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SK 4조1,240억원, 현대 3조4,24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5조8,393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SK(2조8,328억원) 대한항공(1조7,826억원) 한국통신(1조7,795억원) 현대자동차(1조5,060억원) 순이었다.

한편 기업 심벌의 디자인 가치는 LG가 5,706억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대한항공 3,945억원, 현대 3,857억원, 롯데 2,605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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