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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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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입력
2001.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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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는 셰익스피어의 연극 ‘한여름밤의 꿈’과, 이 연극을 공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중첩된 액자구조다.이 작품은 무엇보다 두 이야기의 상황과 인물의 성격이 묘하게 엇갈리고 겹치는 재미가 있다.

툭하면 남자를 물어뜯으며 성난 맹수처럼 으르렁 거리는 케이트 역을 맡은 릴리(전수경), 전 남편 프레드(남경주)가 극중 그녀를 길들이는 페트루키오 역이다.

교묘한 방법으로 그녀의 팔팔한 성질을 숨죽이는 페트루키오, 케이트는 공교롭게도 극 밖에서도 사면초가에 있다.

연극을 그만두고 부호해리슨과 결혼하려 하지만 프레드와 얼치기 건달들의 협박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나는 얌전한 처녀 결혼을 할꺼야~”하는 상큼한 노랫소리. 얌전하고 조신한 미모의 처녀비앙카(최정원)는 그악스러운 언니 케이트와는 달리 뭇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그것은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의 성격일 뿐, 비앙카 역의 배우 로이는 앙큼하다.

‘돈많은남자 앞에서는 속살을 내보일 수 있어요’하는 속물스러움과, 자신을 사모하는 빌 칼룬(이건명)앞에서‘당신 앞에서는 진실해요’하는 내숭이 놀랄 정도로 기민하게 교차한다.

두 개의 이야기가 탄탄한 구조로 얽혀 있는 데다 의상이나 무대의 변동도 유연하고자연스럽다.

‘말괄량이…’의 배경인 14세기의 화려하고 과장된 드레스와 탱크톱과미니스커트의 현대성이 공존한다. ‘말괄량이…’의 고풍스러운 대저택에서 배우들이 사는 빈민가, 분장실등 정교하게 꾸며진 무대가 20여 회 전환된다.

스윙재즈와 록등 다양한 장르로 빚어지는 ‘명성황후’의 음악감독 박칼린의 무대음악도 풍성하고 맛깔스럽다.

미국적 낙관주의와 화려한 볼거리, 들을거리로 가득한 ‘키스미 케이트’, 3년간 브로드웨이를 들끓게 한 이 작품이 임영웅의 연출로 다시 태어났다.

19일까지. 월ㆍ수ㆍ금오후 7시 30분, 화ㆍ목ㆍ토ㆍ일 오후 4시ㆍ7시 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R석 5만원, S석 4만원. (02)580-1300,(02)780-6400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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