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의 기린아', '캠페인광고의 1인자', '프리젠테이션(PT)의 귀재', '광고계 미다스의 손', '히트제조기', '동방불패'...광고대행사 리앤디디비를 이끄고 있는 이용찬(44) 대표에게 따라 다니는 숱한 수식어들이다.
그만큼 그는 국내 광고계에서 최고의 광고기획자(AE)로 꼽히고 있다.
그의 광고는 광고계 후배들에게 연구대상이며 톡톡 튀는 기획안은 대학에서 교과서로 쓰인다.
1983년 한양대 신방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대보기획 공채1기로 입사하면서 광고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입사 1년만에 부장으로 승진하며 일의 재미를 느껴가던 그는 제일기획과 웰컴 등을 거치면서 광고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광고제작 전과정을 총괄하는 '캠페인 디렉터'란 용어를 만들어 정착시킨것도 이사장이다.
95년 독립을 선언, 광고계의 첫 르리랜서 캠페인 디렉터가 됐다.
그는 외환위기가 시작된 98년 말 광고회사 '리앤파트너스'를 설립, 직원 10명으로 1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광고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지난해 1월에는 세계 3위인 광고대행사 DDB월드와이드와 1대1 합병을 이끌어냈다.
대형 광고사들조차 세계 굴지의 외국 광고회사와 손잡을 경우 대부분 흡수되는 형태였기 때문에 DDB와의 동등한 합병은 유례없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DDB와의 합병에서는 아싱지역에서 처음으로 기존의 사며(LEE)을 그대로 유지했다.
"영어권에서 DDB가 1위다"라는 그의 자신간에 DDB가 손을 든 것.
그는 '히트제조기'로 통한다. 오리온 초코파이 '정시리즈', 솔표 우황청심원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SK 기업캠페인 'OK, SK', SK텔레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스피드 011', 프로스펙스 '정복당할 것인가'등 그가 히트시킨 광고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긍게 '소재의 금기'란 있을 수 없다.
95년 개량한복을 입은 소녀가 '정신대'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서 있는 프로스펙스 정신대 광고는 그의 신념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픈 역사를 상품화했다는 비난 여론도 들끓었지만 청소년들의 폭발적인 지원으로 매출이 400%나 늘어났다.
이사장은 평범함을 거부한다. 서울 서초동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평범에 대한 거부'란 글귀가 새겨진 1m 크기의 전사용 칼이 꽂혀있다.
"자신이 만든 광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칼로 자결할 정도로 열정을 갖고 만들자는 뜻이죠." 리앤디디비의 정신이자 그의 광고 철학이다.
그는 광고주에게 납품할 때도 같은 모양의 소형 칼을 함께 건넨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칼로 리앤디디비와의 관계를 끊어도 좋다는 뜻이다.
18년의 광고인생에서 그가 가장 소중하게 꼽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광고의 시작이고 끝이다." 그만큼 사람들과의 화합을 중요시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의 히트작 중 사람의 냄새가물씬풍기는 초코파이 정 시리즈를 가장 좋아한다.
그는 최근 회사의 이익 33%인 5억원을 종업원들에게 나눠주는 이익공유(profit sharing)제를 실천했다.
또 지난 해에는 전직원들에게 2,800만원을 들여 보약을 지어주는 '정'을 보여주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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