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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장장, 혐오시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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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장장, 혐오시설 아니다

입력
200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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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처음 생기는 추모공원 후보지로 서울 서초구와 강서구가 추천되었다. 서울 근교 장묘(葬墓)시설의 수용력 소진으로 급하게 화장과 납골시설을 건립할곳을 찾던 서울시가 민간단체에 입지선정을 의뢰해 6개월 동안 검토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우리는 추모공원 건립 추진협의회(추건협)가 후보지의 하나로거론돼 온 특정지역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을 무릅쓰고 제1후보지 추천을 관철한 원칙주의에 경의를 표한다.

추건협이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굴복했다면이 사업이 지역이기주의에 밀려 다시는 추진할 수 없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값진 것이다.

매장 중심으로 일관되어 온 우리의 장묘문화가 국토를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었는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부가 장묘 관련법을 개정해 매장을 시한부로 허용하고, 장묘에 관한 국민의식이 급속히 화장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도, 묘지로 병들어 가는 국토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급박한 사정에 공감한 때문이다.

5~6년 전만 해도 30%를 밑돌던 서울의 화장률이 근래 55%까지 치솟은 믿지 못할 변화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런 변화로 인한 장묘시설 부족은 서울 같은 대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소도시와 읍면 지역까지 눈 앞의 현실로 닥쳐온 화급한 현안이 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는 대단위 추모공원 사업으로 문제를 풀려는 해결방식에 이의를 제기해 두고자 한다.

한꺼번에 문제를 풀겠다는 대규모 장묘시설 사업에 저항이 없다면 이상한 일이다. 화장률99%인 일본에서는 주민들이 주택가 가운데 있는 수많은 화장장을 혐오시설로 의식하지 않고 있다.

굴뚝도, 냄새도, 분진도, 소음도 없고, 심지어는영구차도 보이지 않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신경을 쓰고 주민을 설득한 노력의 결실이다.

얼마든지 무공해 화장시설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임으로써, 전국 각지에 더 많은 시설을 만들 수 있도록 초석을 깔아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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