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李총재 "언론이 등 돌릴수도" 의총서 발언…黨內 두가지 해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李총재 "언론이 등 돌릴수도" 의총서 발언…黨內 두가지 해석

입력
2001.07.07 00:00
0 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6일 언론사 세무조사 정국과 관련, 귀를 잡아당기는 ‘묘한’ 발언을 했다.이 총재는 이날 의원총회 인사말을 통해 “모든 언론이 꼬리를 내리고, 심지어 어떤 언론조차 등을 돌리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뚫고 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의총 뒤 “지나친 억압과 추징금ㆍ벌금 등으로 언론이 어려워져서 머리를 숙이는모습을 보이더라도, 그래서 우리가 들판에 서있는 모습이 될지라도 약해지지 말고 끝까지 투쟁해 어둠을 뚫고 나가자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변인의 설명은 그러나 이 총재의 말을 좀 더 길게 늘인 부연은 될지언정 행간(行間)을 전해주지는 못했다.

이 총재는 어째서 ‘꼬리를 내리고’라는 극히 이례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현 상황의 엄중함을 각인시키고자 했을까.

당내에서는 두가지 해석을 내놓았다. 하나는 언론에 대한 이 총재 자신의 불신이 은연중 표출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 총재는 최근 모 부총재가 “이렇게 미온적으로 대처해선 안 된다. 총재가 직접 나서 기자회견도 하고, 장외투쟁도 이끄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주가 구속되는 상황이 오면 이미 때가 늦게 된다”고 초강경 투쟁을 건의하자, ‘언론에 대한 요량없는 신뢰’가 가져올수 있는 위험을 지적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총재가 그 동안 언론사 사주의 개인 비리에 관해선 분명한 선을 그은 채 세무조사의 정치적 의도에 집중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對) 정권 투쟁을 벌이고 있는 언론사에 띄우는 독전(督戰)의 메시지라는 견해다. 실제로 이총재는 몇몇 루트를 통해 “일부 언론사의 내부 전열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이 총재의 의총 발언은 “나는 끝까지 싸울 각오가 돼 있으니 그대들도 불퇴전의 의지로 버텨달라”는 의미로 읽힌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 총재가 ‘가장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언론조차 막바지에 가서 머리를 숙이는’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