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의 역사고대부터 20세기까지 서양 역사에서 여성의 자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에시달리며 학대받았는지, 자궁의 주인들이 그로 인해 얼마나 억압됐는지 이 책이 고발한다.
인류학ㆍ여성학을 전공한 라나 톰슨의 ‘자궁의역사’(아침이슬 발행)는 자궁을 통해 본 ‘여성 수난사’이다.
과학ㆍ종교ㆍ의학이 자궁에 대한 인식을 왜곡한 전력을 낱낱이 밝혀 남성중심적 문화가 여성의 존엄성을 어떻게 짓밟았는지 폭로한다.
‘자궁은 아이를 생산하고 싶어하는 짐승 속의 짐승이다’(플라톤), ‘자궁이 몸 속을 돌아다니다 다른 장기와 부닥쳐 병을 일으킨다’(히포크라테스) 등 자궁을 모욕하고 오해하는 발언이 현대의학이 등장하는 20세기 전까지 통했다.
자궁은 여자가 열등하다는 증거로 애용됐다. 19세기까지도 의학자들은 정신병의 원흉으로 자궁을 지목했다.
여자가 많이 배우면 자궁이 위축돼 건강에 해롭다는 식이었다. 지금도 자궁은 온전하게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불임시술이며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 낙태 등 논란에 휩싸인 여러 현안이 자궁의 운명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은이의 결론은 이렇다. “자궁은 적절한 관리를받을 자격이 있고 여성은 자신의 몸을 탐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자궁을 위한, 자궁의 주인을 위한, 페미니스트의 선언이다. 간호학을 전공한 전문번역가 백영미 옮김.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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