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의미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향한 15년 여정을 거친 끝에 사실상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세계자유무역체제도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경제를 편입함으로써 다시한번 역사적 전환점을맞았다는 평가다.
중국은 4일 제네바에서 열린 WTO 중국가입 작업반회의에서 서비스부문중 외국보험사의 지사확장과 관세쿼터를 제외한 주요쟁점에 합의,실질적으로 이 기구 가입을 확정지었다.
중국은 멕시코와의 양자협상 등을 남겨두고있지만 11월 9~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4차 각료회의에서 142번째 회원국으로 승인받을 것이 확실시되며 내년초부터는 WTO 규약의 적용을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걸림돌은중국의 개도국지위여부와 농업보조금 상한문제였다. 이에 대해 중국과 미국은 개별협상을 벌여 상한선을 8.5%(농업협정상 선진국은 5%, 개도국은10%)를 적용하되 개도국에는 무제한 허용되는 농촌개발을 위한 투자보조를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에 진출한 보험사의 지사설립을 허용하는문제에 대해서 유럽연합(EU)측이 앞으로 진출할 보험사와의 차별적대우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미-중 양측의 고위급 협상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이 자본주의경제의 문을 두드린 것은 1986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가입의사를 표명하면서부터. 수없이 거절을 당하는 등 곡절 끝에 ‘자본주의회원증’을 획득함으로써 중국은 엄청난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일부 개도국에서는 중국이 11월 각료회의를 앞두고 시간에 쫓겨 이행 과도기간연장등 상당부분을 양보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중국이 챙긴 이익은 더욱 크다.
미국과 EU주요국으로부터 최혜국대우(MFN)와 함께 일반특혜관세제도(GSP)의혜택을 받음으로써 대외무역의 급성장을 이룰 수 있게 됐으며 외국 선진기술의 도입확대로 가격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함께 WTO와 이미 교섭을 끝낸대만도 중국과 비슷한 시기에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러시아등 20여개국도 가입을 서두르고 있어 11월 WTO각료회의에서출범할 새로운 다각적통상교섭(신 라운드)은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WTO가입 일지
-1986년 7월 중국 GATT 가입신청
-1987년 미-중 가입협상 개시
-1989년 톈안먼 사건으로 협상잠정중단
-1995년 협상 재개
-1995년 WTO 옵서버 자격 획득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협상지연
-1998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장쩌민 주석과의 WTO가입 협상 무산
-1999년 4월 주룽지 총리 방미,11월전 협상 매듭짓기로 합의
5월 유고주재중국대사관 폭격으로 협상중단
7월 중-일WTO쌍무협정 완료
11월클린턴대통령 장주석에게 전화, 가입협상 재개합의
-2000년 2월 중-인도 쌍무협정조인
9월 중-스위스쌍무합의 타결
-2001년 6월 미-EU, 중과협상타결
최진환기자
choi@hk.co.kr
■경제효과
중국의 WTO 가입이 실질적으로 확정됨에 따라 미국,유럽,일본 등 각국 기업의 시장 공략싸움이 불붙었다.
이미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조달러,교역량도 세계7위인 4,743억달러를 넘어선 인구 13억의 거대시장이 활짝 열리기 때문이다.반면 중국의 저가 상품 수출공세에 대한 경게론도 일어나고 있다. WTO가입이 발효되면 중국은 공산품 평균 관세율을 현재 17%에서 5년후 9.4%까지 낮춰야 한다.
또 외국인에게 닫혀 있던 무역과 통신,유통,운송,금융,증권 시장 등도 3년 내지 5년안에 해외에 개방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적재산권 보호체제의 정비,불법 복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중국시장을 꺼리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제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른 경쟁이 가능해졌다"면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게임기기 분야의 선두주자인 일본의 세기는 이미 6월 중국어판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의 아메리카 온 라인(AOL)도 6월 중국 컴퓨터 업체인 레전드 홀딩스와 2억달러 규모의 합작회사를 설립,인터넷 시장의 교두보를 선점했다.
한국의 경우 의류와 가전제품등에서 고전이 예상되지만,반도체와 통신장비 등 첨단 전자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 연간 4억6,000만~1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가 기대된다.
중국측은 또 국제자본시장에서 지금보다 두배이상 많은 연간 1,000억달러 수준의 외자를 유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중국경제는 본격적으로 자본주의 틀에 편입됨에 따라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중국은 이미 118개에 달하는 완성차 업체를 2005년까지 디이(第一)자동차회사 등 3개사로 통폐합하기 위한 산업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산성이 낮은 농작물 경작을 폐지하는 등 농업개혁도 추진중이다.
그러나 중국의 농촌인구는 아직 9억명에 달하고 있으며,이가운데 1억5,000만명이 유휴인력이어서 구조조정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자칫 사회불안요인으로 대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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