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대박이다. 개막 전 ‘잔디코트를 갈아 엎어라’ ‘6월 말에서 7월 초로 한 주 늦게 시작하라’ 등 온갖 비난에 흠집이 났던 전통과 권위의 윔블던테니스(총상금 852만5,280파운드)가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남자단식 8강전이 열린 5일 새벽(한국시간) 올잉글랜드 클럽은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컴백스타’ ‘종주국 테니스의 부활’ ‘빅매치’ 등 흥행카드가 끊이지 않자 대회 9일 동안 36만 693명이 코트를 찾으면서 지난해보다 3만명 가까이 관중이 늘었다. 그 동력은 아래와 같다.
▼헨만,영국을 뒤흔들다
‘잔디코트의 황제’ 피트샘프러스(29ㆍ미국)를 무너뜨린 로저 페데러(19ㆍ스위스). 팀 헨만(27ㆍ영국)은 페데러를 3_1(7_5 7_6 2_6 7_6)로 꺾고, 생애세번째 4강 고지를 밟았다. 준결승전 맞상대는 고란 이바니세비치(29ㆍ크로아티아).
천적 샘프러스가 이미 탈락한 터라 영국팬들은 프레드 페리(1936년)이후 처음으로 헨만이 큰 일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표를 구하지 못한 홈팬들이 1번코트 바깥에 걸린 대형스크린을 보려고 언덕 위로몰려 경비원들이 애를 먹었다.
▼신기록 사냥에 나선 이바니세비치
한때 세계 2위(94년 7월)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윔블던 준우승 3회라는 화려한 과거가 와일드카드를 쥐어줬고, 서브에이스를 앞세워 준결승에 진출했다. 5경기 동안 기록한 서브에이스는 150개.
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아직 2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윔블던 최다 서브에이스(206개, 92년) 경신까지 점쳐지고 있다. 설마설마했던 그는 “이제는 우승도 할 것 같다”며 부활을 확신하고 있다.
▼영광이여,다시 한번! 라프터와 애거시
3년 연속 결승 길목에서 부딪치는 얄궂은 만남이 계속된다. 2년 전에는 앤드리 애거시(30ㆍ미국),지난해는 패트릭 라프터(29ㆍ호주)가 이겼지만 둘다 결승전서 샘프러스에게 고배를 마셨다.
올 시즌을 끝내고 당분간 코트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라프터,세월과의 힘겨운 싸움이 부담스런 애거시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찬스가 왔다. “애거시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 87년 우승자 패트 캐시(호주)는“올 4강전은 역대 최고의 명승부가 될 것”이라며 흥분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 샘프러스 8강탈락 이유는 1007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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