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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슈현장 / 강남 단독주택투자 "생각보다 실속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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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슈현장 / 강남 단독주택투자 "생각보다 실속없네"

입력
2001.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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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단독주택을 구입해, 최근 임대형 다가구주택으로 개축을 끝낸 박모(57ㆍ여ㆍ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씨는 임차인이 나서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박씨는 "강남권이라면 무조건 월세임대가 짭짤하다는 말에 집까지 줄여가며 돈을 긁어 투자했는데…"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임대수익을 겨냥, 단독주택을 구조변경해 내놓은 월세집들이 넘쳐 나면서 강남지역 다가구주택에 빈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실제 강남의 다가구 주택 밀집지역인 강남구 논현동, 삼성동, 역삼동 등지에서는 벽이나 전봇대에 '월세 놓음'을 써넣은 현수막이나 소형 벽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서초구도 마찬가지.

방배동 다가구 주택가에 자리잡은 중개업소들의 입구 유리창은 대부분 다가구 월셋방 매물을 알리는 팜플렛이 여백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동 H부동산 문모(45)사장은 "지난 해 전셋값의 2%에 이르던 월 임대료가 올들어 계속 떨어지기 시작해 현재 1%선에 이르는 등 공급과다에 따른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수요예측 부재가 원인

일반적으로 다가구주택 수요는 독신자,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강남권에서 보편적인 13~23평형대(월 60~80만원 가량)임대료를 낼 만한 월수입을 가진 수요층은 그다지 많지 않다.

형편이 넉넉한 수요자는 차라리 소형 아파트를 선호한다. 벤처 열기가 식고 테헤란밸리에 몰린 벤처들이 강남권 밖으로 나가면서 오히려 인구유출요인마저 생겨났다.

하지만 정확한 수요를 헤아리지 않은 채 공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살기가 불편하다는 것도 다가구 주택이 가진 단점이다. 다가구주택이 위치한 일반주거지역은 집들이 몰려 있어 아파트에 비해 쾌적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도로폭도 대부분 좁아서 출ㆍ퇴근시 발생하는 주차시비 등은 다가구 주택 거주자에게는 일상과도 같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의 젊은층이 선호하는 주택유형에서 다가구주택은 아파트, 전원주택, 단독주택, 연립주택, 초고층주상복합아파트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수익성 떨어져 현시기 투자는 부적절

공급이 넘쳐나는 만큼 강남지역의 단독주택을 사서 재개축하거나 다가구주택을 구입하는 일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강남지역 일반주거지역의 대지가격은 평균 650만원선.

용적률 250%, 건축비 평당 200~250만원을 기준으로 다가구 주택을 지을 경우 대지가 100평이라면 250평까지 지을 수 있으므로 평당 485만원 가량 비용이 든다.

이 경우 다가구 주택의 강남권 평 당 전셋값이 평당 375만원이므로 월세로 계산하면 평당 월 3만7,500원이 수익이 된다.

따라서 평당 485만원을 투입해 월 3만7,500원 가량을 버는 셈이므로 월 수익은 0.77%이며 연수익은 10% 가량이다.

은행정기예금에 비해서는 높지만 1년 동안 방이 한번도 비지 않을 것을 가정한 계산이므로 실제 수익률은 훨씬 못하다.

여기에 양도세, 취득세까지 따지면 그다지 수익성이 없다.

21세기 컨설팅 한광호(32)과장은 "잠실, 청담동지역의 재건축이 시작되면 일시적으로 수요는 올라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유망한 아이템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며 "독신자들이 저렴한 임대료 때문에 선호하는 5~8평대의 원룸텔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종덕기자 lastrad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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