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만기도래하는 12조원 규모의 투기등급(BB+이하)회사채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4일 관계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하반기에 판매키로 한 고수익고위험채권형 상품의 경우 6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통과가 무산된데다, 위험담보장치가 없어 대부분 투신사들이 상품의 인수를기피하고 있다.
■ 대부분 투신사 인수기피
현재 부실채권을 상당부분 갖고 있는 한국투자신탁, 대한투자신탁, 현대투자신탁등 만관련법의 통과를 전제로 예상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투신, 제일투신 등 대부분의 투신사들이 펀드편입을 꺼리고 있다. 예약판매 실적을 보면 한투와 대투가 각각 1,000억원가량, 현투가 400억원어치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 투신사들이 인수를 기피하는 것은 고수익고위험 펀드의 비과세 장점은 인정하지만, 투기등급채권(BB+이하 채권)을 30%이상 편입하도록 의무화시켜, 부실발생시 원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는 등 위험부담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투신의 한 관계자는 “투기등급 편입비율이지나치게 높아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기 어려운데다, 자금시장 불안으로 고객들의 환매 요구가 몰릴 경우 팔리지 않는 부실채권을 미매각 수익증권으로 떠안아야 해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고수익고위험 채권형 펀드로 하반기에 3조원의 투기등급채권이 처리될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기껏해야 1조 가량 소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하반기 자금시장 불안 ‘뇌관’ 가능성
하반기에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는 34조원 규모이며, 이중 투기등급채권의 경우12조5,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투기등급채권 중 8조2,000억원어치는 7~8월에 만기가 집중돼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재경부는 하반기에 돌아오는 회사채문제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프라이머리CBO,고수익고위험채권형 펀드 등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관계자들은 그러나 관련법의 국회통과가 마냥 늦어지고, 고수익고위험상품에 대한 리스크담보장치가 없을 경우 하반기 집중적으로 몰려오는 투기등급채권의 차환(借換) 발행이 차질을 빚어 자금시장을 불안케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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