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AgentOrange) 피해 실태와 관련, 미국과 베트남 양국이 현지에서 공동 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해 합리적인 피해 보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은 3일 성명을통해 “양국은 수 개월 내에 베트남 일부 지방의 땅속과 웅덩이 등에 스며든 고엽제에 대해 예비 연구를 실시한 뒤 내년 4월에 베트남에서 그 동안의연구 결과를 토대로 고엽제와 고엽제 안에 포함된 다이옥신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학술회의를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열린 고엽제 피해 공동조사와 관련한 1차 회의에서 조사대상 지역과 피해범위 등을 놓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 협상이 결렬됐으나 이번 주에 재개된 이틀간의협상에서 이 같은 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합의는 그 결과에 따라 베트남전에참전했던 한국인들이 미국을 상대로 낸 고엽제 피해보상 재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미국은 고엽제는 물론 다이옥신도 인체에 특별한 해를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베트남은 이 다이옥신이 암과 지체장애 등 각종 질병을 일으켜 인구(78만 명)의12.8%인 1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반박해 왔다.
미군은 베트남전 당시인1962~71년 공산 게릴라의 활동을 봉쇄하기 위해 화학 독성물질이 다량 포함된 5,700만ℓ의 고엽제를 베트남 남부 정글 지대에 살포한 것으로알려졌다.
베트남 참전국 가운데 고엽제 피해자 문제가 심각한 나라는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한국 등 4개국이며 이들 참전군 가운데 10% 가량이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50여만 명이 1979년 고엽제 피해자동맹을 결성해 다우 케미컬 등 7개의 제조업체와 미국 정부를 상대로피해 보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제조업체들은 1984년 1억 8,000만 달러를 치료ㆍ보상기금으로 내놓았고 미국 정부도 역학 조사를 토대로 임파선이비대해지는 호지킨병 등 9개 질병에 대해 피해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베트남전 참전자 1만7,000여 명이 1999년 9월 미국 제조업체를상대로 5조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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