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HIV)감염자가 ‘아메바’ 처럼 알에 알을 까고 있다.우리나라가 에이즈 위험지대로 전락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러나 최근들어 성풍조 문란 등의 여파로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10대 감염자도 속출, 충격을 던지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올 상반기에만 HIV 감염자가 159명이나 발생, 전체 감염자가 1,439명으로 늘었다고 4일 밝혔다.
연도별 증가추세를 보면 그 심각성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1998년에는 64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나 이듬해에는 88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10명, 올들어 6월까지는 159명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일각’일가능성이 높다. 국립보건원은 “접객업소 종사자나 동성애자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는 훨씬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드러난 것보다 2.5배 정도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시중에서는 이미 수만명이 감염됐고, 이중 상당수는 환자라는 설이 설득력있게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일부 선진국이나 아프리카 국가들 처럼 자칫 잘못 하다가는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10대 감염자의 급증. 올 3월 동성연애자로 추정되는 10대 남자 감염자 2명이 발생한 데 이어 5월에도 10대 여자 감염자 1명이 발견됐다.이에 따라 10대 감염자는 23명으로 늘어났다.
이종구(李鍾求) 국립보건원 방역과장은 “용돈마련을 위해 원조교제(청소년성매매)에 나서는 10대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그들도 감염될 우려가 높다”며“이들은 성지식과 대비책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상 무방비인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에이즈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내년 월드컵을 전후, 민간단체와 함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결국 국민들이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까지 30명이 숨져 전체 에이즈 사망자는 316명으로 늘어났다. 또 감염경로가 확인된 1,209명중 97%는 성접촉에 의한 것이며 ▦수혈 또는 혈액제제 38명 ▦부모로부터의 수직감염 2명 ▦약물주사 2명 등이었다. 성별로는 남자 1,256명, 여자 183명이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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