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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국을 가다 / (중) 노키아가 만든 IT신화-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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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국을 가다 / (중) 노키아가 만든 IT신화-핀란드

입력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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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노키아(Nokia)의 나라다.산타클로스의 고향이자 동화적인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를 국가경쟁력 세계 3위, ‘어린이와 강아지만 빼면 모두가 휴대폰을 갖고있다’는 정보통신의 신세계로 변모시킨 것도 바로노키아다.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시장의 3분의1을 휩쓸며 ‘모바일(Mobile)’ 혁명을 주도하는 최고의 통신업체. 지난해 인터브랜드사의 세계 브랜드 가치조사에서 비(非)미국기업으론 유일하게 톱 10에 진입(5위)했고, 포춘지 선정 존경받는 기업순위에서 세계 8위로 기록됐다.

500만명의 인구소국(小國)에서도 얼마든지 세계 정상의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노키아를 통해 입증됐다. 노키아는 현재 핀란드 전체수출의 23%, 연구개발(R&D)투자의 20%, 헬싱키 증시시가총액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1998년 핀란드의 실질성장률은 5%였지만노키아를 빼면 마이너스 1%에 불과했을 만큼 노키아는 핀란드를 먹여 살린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키아의 성공스토리는 한국기업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1865년 시골마을 제지회사로 출발해 고무ㆍ전선분야로 사업을 넓혀간 노키아는 1970년대까지 목재 고무 금속 전선 화학 전자 통신 등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전형적인 ‘문어발 그룹’이었다.

확장일변도의 사업노선은 핀란드 경제상황이 악화하면서 한계에 봉착했고 80년대말 경영난으로 최고경영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위기를 맞기도 했다.

노키아를 오늘의 반석위로 끌어올린 인물은 ‘유럽의 잭 웰치’로 불리우는 요르마 올리라 회장이었다.

씨티은행 출신의 재무전문가인 올리라 회장은 92년 최고경영자(CEO) 취임후고무 펄프 제지 가전 타이어 등 120여년간 노키아를 이끌어온 전통산업을 완전히 포기하고 모든 역량을 이동전화 단말기와 정보통신에 선택ㆍ집중하는파격적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 우물을 파기 위해 뿌리나 다름없는 ‘모태(母胎)업종’까지버린 것이야말로 한국의 대기업과 근본적으로 차별되는 대목이다. 올리라 회장은 “1위가 될 수 있는 것만을 살려야 한다. 기적은 변화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경영슬로건을 제시했다.

과감한 R&D 투자는 노키아의 또 다른 강점이다. 전세계 15개국에 55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노키아는 전체 직원의 무려 32%(1만9,000명)가 R&D인력이며, 순매출의 8.5%를 R&D투자에 쏟아붓고 있다. 노키아가 보유한특허는 1,000개가 넘는다.

노키아의 홍보담당 아리아 수오미넨씨는 “제품주기가 짧은 통신산업에서 살아 남으려면 R&D를 통한 핵심기술 확보가 가장 우선”이라며 “노키아에는 변화를 수용하고 창조적인 것을 추구하는 유전인자 같은 것이 있다”고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핀란드 산학연구단지

헬싱키 외곽 에스푸에는 ‘오타니에미(Otaniemi)’란대규모 과학단지(Science Park)가 조성되어 있다.

헬싱키공대와 핀란드기술연구소, 과학기술정보기구 등 수많은연구소와 벤처기업이 몰려있는 핀란드 최초의 산학연구단지다.

오타니에미는 젊은 벤처인들을 위한 일종의 ‘창업 인큐베이터’다. 대학과 연구소에서 배출된 수많은 우수인력들의 창의력과 기술력을 사업화하기 위한 각종 교육ㆍ경영프로그램이 작동하고 있으며,유리한 조건의 창업기금도 대기하고 있다.

창업보육기관인 이노폴리(Innopoli)의 산탈라 사장은 “현재 평균 직원수 7명 안팎의 벤처기업 250여개가 오타니에미에서 ‘부화’단계를거치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40여개 벤처기업이 성공해 이곳을 떠났다”고 말했다.

현재 핀란드에는 이처럼 ‘인큐베이터’ 기능의 산학연구단지가 전국적으로 18개가 조성되어 있다. 이중 10개는IT특화 단지로, 핀란드 정부는 국가 R&D 예산의 50% 이상을 이곳에 집중투입한다.

모든 단지는 정부가 세운 이공계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있어, 대학의 연구성과는 곧바로 산업기술로 이어진다.

벤처기금은 통상 정부와 기업, 투자은행이 공동조성한다. 핀란드연구개발기금(SITRA)의 린드블라드 부사장은“한번 투자하면 평균 2년, 때론 10년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6개월도 못돼 원금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치는 우리나라의 사채성 벤처캐피털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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