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이즈미,신사참배 '꼼수'찾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이즈미,신사참배 '꼼수'찾기

입력
2001.07.05 00:00
0 0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가 국내외 반발을 피하고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대한 공식 참배를 실현시키기 위해 갖가지 ‘묘수’를 짜내고 있다.그러나 대부분 방안들이 한중 양국의입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것들이어서 고이즈미 총리의 취임후 교과서문제, 어업분쟁 등으로 불편해지고 있는 한일ㆍ중일관계가 더욱 악화할것으로 우려된다.

4일 아사히(朝日) 신문 보도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참배하면서 특별 담화를 통해 평화와 반전(反戰)의 의지를 천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담화에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밝혔던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에 바탕해 사죄의 뜻을 거듭 표명하고 “일본은 두번 다시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다짐, 한중 양국을 달랠 계획이라는것이다.

이에 앞서 지지(時事)통신은 고이즈미 총리가 8일부터 한중 양국을 방문하는 연립3당 간사장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친서를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사 참배를 고집하는 이유 = 고이즈미 총리가거듭 다짐한 공약이기 때문이다. 그는 4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일본유족회 사무실을 방문, “총리가되더라도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총리 취임 후 정기국회에서 야당 공세에 시달리면서도 참배이유가 ‘전몰자추도’이지, ‘전쟁 의지표명’이 아니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이 합사(合祀)된 점과 관련, “전몰자와 전쟁 범죄자를 혼동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서도“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일본은 없었다”고 말끝을 흐렸다.

결국은 자민당의 중요한 세력 기반인 일본유족회의지지를 확보하고 이들이 오랫동안 지원해온 하시모토(橋本)파에서 분리, 라이벌 계파를 고사시키려는 정치적 노림수가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참배형식 = 논란 고이즈미 총리는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형식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총리에게 사생활은 없으며일본 총리 자격으로 참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미뤄 고이즈미 총리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개인 자격의 참배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방명록에 ‘내각 총리대신’이라고 서명하더라도 공사의 구별을 명언하지 않으면 개인적 참배에 해당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견해이다. 1978년에도 일본정부는 ‘참배행위가 정부행사로서 결정되거나 공금을 지출하지 않는 한 개인의 행동’이라는 유권해석을 발표한 바 있다.

공식 참배가 되면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과 관련한 일본 국내의 위헌 논란에 휘말리고다른 종교단체의 거센 반발을 부르게 된다. 90년대 야스쿠니신사 공식 참배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원의 판례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는 8월15일 관용차를 타고 야스쿠니 신사로 가서 방명록에‘내각총리 대신’이라고 명기하면서도 참배금을 개인돈으로 내고 신도 의례가 아닌 묵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중 양국은이미 “공식·비공식을 막론하고 총리의 참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어 말썽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