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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성금 제대로 못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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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성금 제대로 못썼다

입력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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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손까지 힘을 보태 모은‘가뭄극복 국민성금’이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비효율적으로 집행돼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특히 정부가 현지사정을 무시한 채 양수기 기종까지 미리 정하는 바람에 농민들이 반품하는 사태도 잇따라 정부의 ‘고지식ㆍ무책임행정’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4일 농림부에 따르면 가뭄극복국민성금은 100억원이 모금돼 지난달 13, 18일 양수기 4,000대와 암반관정 200공을 뚫도록 각 시ㆍ도에 전달됐다.

그러나 정부가 해갈된뒤에야 돈을 지급하고 시ㆍ도별로 양수기 구입과 관정 작업으로만 용도를 제한, 정작 가뭄대책용으로는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구입한양수기를 한번도 써보지도 못한 채 창고에 방치하는 지자체가 상당수에 달한다.

경남도는 480대의 양수기를배정 받았으나 이미 가뭄이 끝난 상태여서 의령군이 50대를 읍ㆍ면ㆍ동사무소에 보관하는 등 대부분 창고에 방치돼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양수기 필요지역이 대부분 고지대로 출력이 5마력 이상이 돼야 하지만 공급된 양수기는 0.5~2마력짜리에 그쳐 내년에도 사용하기 힘든 형편”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뭄이 극심했던 강원도 역시 지난달 17일 120대의 양수기를 받았으나 하루만인18일 폭우가 쏟아져 1회용에 그쳤다. 충남ㆍ충북ㆍ경북도도 가뭄이 끝난데다 대부분 전기를 연결해야 하는 전동기형이어서 농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채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또장마가 한창인 현재까지도 완료된 관정작업은 거의 없고 대부분 준비 중이거나 진행중이어서 성금 효과는 내년에나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ㆍ도 관계자들은 “성금을지자체가 융통성있게 집행할 수 있게 했다면 국민들의 뜻이 무용지물이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정부의 탁상행정을 비난하고 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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