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은 쾌적한 환경이 아니다.국토의 3분의 2 이상이 경작 불가능한 삼림과 호수로 덮여 있고, 연중 절반은 낮, 나머지 절반은 밤뿐인 극단의 세계다.
하지만 이들의 국가경쟁력(스위스 IMD 집계)은 세계 정상권이다. 핀란드 3위, 네덜란드 5위, 스웨덴은8위다(한국은 28위).
노키아(핀란드) 에릭슨 사브 스카니아(이상 스웨덴) 필립스 쉘 유니레버 ABN암로 ING(이상 네덜란드) 등 이름만 들어도알 만한 세계최고의 기업들도 무수히 있다. 정부는 기업을 방해하지 않고, 기업은 한눈을 팔지 않는다.
북유럽의 성공비결은 ‘선택과집중’에 있다.‘모바일(Mobile)’은 대표적인 예다. 인구에 비해 국토규모가 비교적 넓고, 삼림 등 오지가 많았던 탓에 과거부터 통신의 필요성이 높았고, 결국 선택과 집중으로 북유럽은 정보통신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텔사는 북유럽(특히 스웨덴)시장에대해 “첨단기술을 이해할 수 있고, 소비자 모델을 평가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평가했고, 삼성전자 고대윤(高大潤) 스웨덴 법인장도 “북유럽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은 일단 세계적 경쟁력을 검증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유럽의 성공전략은 스웨덴 최고 기업인 에릭슨의 사례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1876년 설립된 에릭슨은 구한말 고종황제 시절 왕실에도 전화기를 공급했을 만큼 1세기 넘게 통신ㆍ전자분야로 선택ㆍ집중한 스웨덴의 간판기업이다.
현재 모바일 인터넷분야에서 세계시장 29%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로, 세계 140개국에 단말기를 수출하고 있으며, 23개국에 연구소, 8개국 증권시장에 상장됐을 만큼 문자 그대로 세계적 기업이다.
스웨덴내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5%밖에 되지 않는다. 스톡홀름 외곽엔 ‘텔레폰플랜’이란에 릭슨 타운까지 조성되어 있다.
에릭슨 피아 기데온 이사의 말은 ‘세계기업 에릭슨’의 위상을 단적으로 대변해준다. “스웨덴 경제가 요즘 어려워지고 있지만 에릭슨은 스웨덴 경제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 우리는 세계경제를 상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릭슨의 힘은 연구개발(R&D) 투자에서 나온다. 세계 IT시장 불황으로 에릭슨도 현재 1,200명에달하는 대단위 감원을 추진중이지만, R&D 인력만큼은 한 명도 줄이지 않는다는 데서 ‘미래에 대한 준비’자세를 읽을 수 있다.
에릭슨의 전략 마케팅 담당자인 래리 우드씨는 “2003년이면 모바일 인터넷 인구가 유선 인터넷 인구를 능가한다. 아무리 지금이 어렵더라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집중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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