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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상례 간소화 선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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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상례 간소화 선언 반갑다

입력
2001.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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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혼례와 상례의 거품을 빼는 일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크게 환영한다.김수환 추기경 등 각계 인사 100명이 어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생활개혁실천범국민운동협의회 행사에서 청첩장과 부고장을 남발하지 않으며, 혼ㆍ상례의 과소비를 배격한다는 등 8개항의 실천을 선언한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허례허식을 추방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서민들에게 경제적 부담과 위화감까지 안겨주는 혼ㆍ상례 문화의 거품은 지도층 인사들에 의해 조장돼 온 것도 사실이므로, 명사들의 솔선수범은 왜곡된 인습과 의식의 변화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몇해 전 우리나라의 혼례 관련 비용이 연간 25조원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었다.

당시 국가 예산의 43%에 이르는 이 막대한 지출은 미국의 4.8배, 일본의 3.3배, 대만의 3.7배, 싱가포르의 7.3배였다 한다.

관혼상제의 인습과 전통이 다른 미국에는 비교할 것도 없지만, 같은 유교문화권 국가들과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만

보아도 우리의 혼ㆍ상례에 얼마나 거품이 많은지 알 수 있다.

호화로운 결혼식과 장례식은 개인과 국가경제에 해로운 것은 물론, 청첩장을 받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는 일이므로, 되도록 줄이고 제한해야 한다.

큰 결정권이나 재량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뇌물성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주는 것이 일반화한 것도 문제다.

그 봉투의 두께는 알게 모르게 일반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얇은 봉투를 부끄러워하는 이상한 풍조까지 만연시켰다.

혼ㆍ상례는 사적인 일로 알기 쉽지만 다수가 참여하는 행사이므로 사회성이 크다. 지도층 인사들이 점화한 아름다운 혼ㆍ상례 문화운동이 들불처럼 번져, 왜곡된 ‘체면의 문화’를 빨리 청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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