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10년간의 독신생활을 접고 비서와 재혼했다. 폭스 대통령은 대선 승리 1주년이자 자신의 59회 생일인 2일 대통령 관저에서 공보 비서인 마르타 샤아군(49)과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렸다.목장 집안의 전통적 예식에 따라 이날오전 7시 30분에 올린 결혼식에 신랑측에서 친형인 호세 폭스 부부가, 신부측에서 아버지인 알베르토 샤아군씨가 각각 증인으로 참석했을 뿐 폭스대통령의 입양자녀 4명과 그 동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오던 딸도 나타나지 않았다.
현대판 신데렐라로 떠오른 샤아군은 세 자녀를 둔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이혼한 후 정계에 투신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여고생이던 17세 때 결혼하여 현재 손자까지 두고 있는 그의 학력은 고교졸업이 전부이며 키도 155㎝로 폭스 대통령과는 38㎝나 차이가 난다.
1991년 전 부인 릴리안 델라 콘차(이탈리아거주)와 결혼 생활 20년 만에 이혼했던 폭스 대통령이 샤아군과 인연을 맺은 것은 94년 당시 과나화토 주지사로 있던 시절. 셀리야시 시장 선거에나섰다가 실패했던 샤아군은 폭스의 공보담당 비서로 능력을 인정 받으며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취임과 함께동거에 들어간 두 사람이 전격적으로 결혼하자 국민 대다수는 예상됐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체 인구 중 98%가 가톨릭신자인 멕시코에서 재혼을 금하는 교회법을 어겼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실업률이 높아지고 각종 세금 부과 등을 앞두고 민심이반을 막기 위한정치적 조치라는 해석까지 내놓았다.
결혼식 2시간 후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스페인 총리 부부를 환영하는 공식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폭스 대통령 부부는 축하 인사에 얼굴만 붉혔을 뿐 새 출발에 대해 개인적인 문제라며 말을아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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